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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축구 ‘평양의 악몽’…“경기장에 살기돋아”

등록 2011-11-16 11:58수정 2011-11-16 16:41

북한 선수 퇴장에도 패배…평양서 치른 4번 경기 한번도 못이겨
일 선수들 “응원소리 너무 커”…“지금까지 경험해본 적 없는 경기”
“경험한 적이 없는 인공잔디보다 경기장 전체의 괴이한 분위기가 일본의 다리를 묶어놓았다.”

자케 로니 감독 부임 이후 에이(A)매치 16경기 무패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일본 축구대표팀이 15일 밤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제3차전 예선 5차전에서 무기력하게 북한에게 1대0으로 패배한 것을 두고 일본의 <니칸스포츠>는 16일 패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일본 대표팀이 과거 평양에서 3번 북한과 맞붙었으나 2무1패로 한번도 이긴 적이 없는 ‘평양의 악몽’이 다시 재연된 것이다. 지난 8월10일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3대0으로 완파할 정도로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던 일본 대표팀의 기세는 15일 김일성 경기장을 가득 메운 5만여 북한관중의 열광적인 응원 열기에 완전혀 묻혀 버렸다. 북한팀 1명이 퇴장하는 수적 우세 속에서도 일본팀은 만회골을 넣지 못한 채 속수무책 패배했다.

<니칸스포츠>는 “경기전부터 축구장은 살기가 돋았다. 경기 개시 50분전부터 백스탠드에서는 카드섹션이 펼쳐졌다. 빨간 천에 노란색 문자로 ‘조선 이겨라’라는 문자가 떠오르고, 수많은 북한 국기와 적기가 펄럭이었으며, 메가폰과 북을 울리는 응원소리 때문에 연습 때부터 우리 팀끼리의 목소리가 통하지 않았다”며 일본팀이 경기장 분위기에 압도당해 기백 면에서 완패했다고 전했다.


일본 선수들은 “조금만 거리가 떨어지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각오를 했지만 정말로 굉장한 압력을 받았다. 솔직히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경기였다”고 압박감이 상당했음을 털어놓았다.

북한의 광적인 응원 열기와 이를 전하는 일본언론과 일본팬들의 적대적 반응은 일본인 납치사건 이후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북-일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교도통신>은 “북한쪽은 히노마루(일본국기), 나팔, 횡단막 등 3점세트 경기장 반입을 금지시켰다”면서 “조선인민군의 보안요원이 일본인 서포터 주변을 둘러쌌다”면서 “150명의 일본인 서포터들의 ‘니폰’이라는 연호는 사라졌다. 일어서려고 하면 보안요원들이 ‘서지마라’며 몸짓으로 호되게 제지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도쿄도 내에서 응원하던 30대 남성은 “좋은 경기였지만 응원에 압도됐다. 일본이 승리했다면 어떡했을지 조금 무서웠다”고 털어놓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특히 일본네티즌들은 경기 직전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관중들의 야유 소리에 제대로 들리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였다. 16일 일본 전문 인터넷매체인 <제이피뉴스>에 따르면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인 ‘야후재팬’에는 “역시 품격이 없다. 상대국의 국가 제창 때는 조용히 할 수 없는 거야?” “민도가 낮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데 야유한 건 국가 지시겠지?” “이래도 조선학교 무상화?” 등 비난 일색의 반응이 많았다.

한편 김일성 경기장 외국인 전용석에는 1970년 일본 요도호를 납치해 평양으로 들어가 국제지명수배 중인 전 적군파 멤버인 와카바야시 모리아키 등도 경기를 지켜봐 눈길을 끌었다. 와카바야시는 일본언론과 인터뷰에서 “(북)조선을 응원하려고 생각하고 왔지만, 경기를 보니까 역시 일본을 응원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김도형 선임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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