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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할머니들, 미안합니다” 1000개 속죄의 조각보

등록 2011-12-11 22:52

전국 각지의 일본인들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연행에 대해 사죄하고 배상할 것을 일본 정부에 촉구하는 마음을 담아 보낸 천조각 1000장을 모아, 일본 시민단체가 펼침막 같은 퀼트작품을 만들었다.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 전국행동 2010’ 제공
전국 각지의 일본인들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연행에 대해 사죄하고 배상할 것을 일본 정부에 촉구하는 마음을 담아 보낸 천조각 1000장을 모아, 일본 시민단체가 펼침막 같은 퀼트작품을 만들었다.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 전국행동 2010’ 제공
‘1000번째 수요집회’에 일본 시민사회도 응원
바느질로 이은 9m 펼침막 한국으로 보내와
“일, 위안부문제 해결하라” 외무성 포위시위 하기로
가로·세로 각 10㎝의 작은 천 조각에 간절한 마음을 일본어로 써넣었다.

“(위안부 할머니) 당신들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어요. 미안합니다.”

“할머니(ハルモニ)들에게 정의를!”

“진실은 하나, 일본 정부는 할머니들에게 사과하세요.”

그중엔 서툰 한글로 쓴 것도 있었다.

“‘할아머니’와 언제나 함께.” “반성하지 않으면 어두운 미래가 다가올 뿐.”

일본 전국 각지에서 그렇게 만든 1000장의 천 조각이 도쿄로 모였다. 그것을 하나로 잇는 바느질을 하자, 가로 9m, 세로 125㎝짜리 큰 펼침막 같은 퀼트 작품이 만들어졌다. 11월 하순부터 일본 각지의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 집회에서 선보인 이 펼침막은 오는 14일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1000번째 수요집회’를 위해 서울로 보내졌다.

니시무라 스미코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간사이 네트워크 공동대표는 11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곳곳에서 천을 보내왔다”며 “위안부 할머니 문제 해결을 진심으로 바라는 우리 마음이 천 하나하나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일본 시민단체들은 이 퀼트 작품을 앞으로 만들어질 ‘전쟁과 여성의 인권 박물관’에 기증할 계획이다.


‘1000번째 수요집회’를 앞두고 일본 시민사회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뜨거운 연대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2월 결성한 전국 네트워크 조직 ‘위안부 문제 해결 전국행동 2010’(전국행동 2010)은 “더 이상 80대, 90대 고령의 할머니들에게 세계에서 최장기간 이어지는 데모를 계속하시게 할 수는 없다. 이런 절실한 마음을 담아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이끌어낼 결의를 하자”며, 일본에서도 행동을 하자고 호소했다.

천 조각에 적힌 글 가운데는 서툰 한글로 쓴 것도 있다.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 전국행동 2010’ 제공
천 조각에 적힌 글 가운데는 서툰 한글로 쓴 것도 있다.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 전국행동 2010’ 제공
이에 찬동의 뜻을 나타낸 각지의 시민단체는 지금까지 260여곳에 이른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11월부터 영화상영회와 사진전, 강연회 등을 열어왔다. 그리고 14일 서울의 일본 대사관 앞에서 집회가 열리는 시간에 일본 외무성 청사를 인간띠로 에워쌀 계획이다. 한국 정부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협의를 공식 요청했음에도 일본 정부가 이에 응하지 않는 것을 규탄하는 뜻에서다. 같은 시각 홋카이도와 가나가와, 시즈오카, 오사카, 히로시마, 후쿠오카, 오키나와에서도 응원집회가 열린다.

1983년 옛 일본군 출신인 작가 요시다 세이지가 일제 식민지 치하의 제주도에서 205명의 여성을 강제연행했음을 증언해 일본에서 위안부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한 이후, 여성국제전범법정(2000~2001년)을 여는 등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배상을 위해 노력해온 일본의 시민운동이 다시 한번 총집결하는 모습이다. 전국행동 2010은 지난해 61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법률 제정을 청원하기도 했으나, 아직 결실은 보지 못하고 있다.

와타나베 미나 전국행동 2010 사무국장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미안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우리 정부에 화가 나고, 우리의 힘이 부족한 데 대해 안타까움이 크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1000번째 수요집회, 그리고 이달 중순 이명박 대통령의 방일 사이에 일본 정부의 결단이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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