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뒤 처음으로 내외신 기자들의 판문점 취재가 허용된 22일 오후 판문점 북쪽 지역 판문각 앞에서 북한군이 망원경을 통해 남쪽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검은 그림자는 남쪽 초병의 뒷모습이다. 판문점/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아사히신문 “대규모 정보통제 했을 가능성” 보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일이라고 북한 당국이 밝힌 지난 17일 북한의 평양과 지방을 연결하는 철도가 갑작스레 운행을 중단하고 평양과의 전화도 오후부터 하루 동안 걸리지 않았다고 일본의 <아사히신문>이 북한과 중국을 왕래하는 소식통을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매우 이례적인 이런 움직임을 우리 정보기관이 포착했다면 북한에 큰 변고가 있음을 알아채는 단서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중국 단둥발 1면 머리기사에서 최근 북한 당국의 초청을 받고 한 지방도시를 방문해 머물다 21일 단둥으로 돌아온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17일 오전 지방과 평양을 연결하는 열차가 갑작스레 운행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또 이 소식통은 “17일 오후부터는 휴대전화가 쓸 수 없게 됐고, 평양으로 통하는 일반회선 전화도 연결되지 않았다”며 “전화는 만 하루 동안 불통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식통은 “17일 낮부터 오후에 걸쳐 지방 정부와 군의 일부 고위간부가 일제히 차량 편으로 평양으로 향했으며, 예정돼 있던 회합도 모두 중지됐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런 상황을 목격하고 “전에 없던 움직임으로 볼 때 북한에 매우 중대한 일이 일어난 것 아닌가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사히신문>은 이 소식통이 자주 북한을 왕래하고 있는 인물이라면서, 17일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북한 당국이)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발표 준비가 이뤄지기 전에 정보가 새나가는 것을 막고자 대규모 정보통제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티브이 아사히>는 이날 북-중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열차가 아니라 17일 새벽 1시 평양에서 40㎞ 정도 떨어진 별장의 집무실에서 의식불명인 채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경호원에게 “물을 달라”고 한 것이 김 위원장의 마지막 말이었다고도 전했다. 이 방송은 한국 국가정보원이 “특별 열차는 움직이지 않았다”고 발표한 것도 이 설의 근거로 덧붙였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이형섭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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