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채택위 결정 반기
일본의 한 기초자치단체 교육위원회가 열네 곳 지자체로 구성된 교과서채택협의회의 결정을 거부하고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펴낸 왜곡 교과서를 채택하겠다는 방침을 정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바라키현 오아라이초 교육위원회는 지난 6일 임시회의를 열어 관내 중학교에서 내년부터 사용할 역사교과서로 후소사에서 출판한 새역모 교과서를 사용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교육위는 학습지도 요령에 가장 충실한 교과서이며, 주민의 품성에 적합하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오아라이초 교육위원장 등은 8일 열린 공동채택지구 협의회에서 새역모 교과서 채택을 강력히 주장했지만, 협의회는 다수결로 일본문교출판의 교과서를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오아라이초는 현재 미토시, 히타치나카시 등 이바라키현 중앙부 기초단체 13곳과 같은 교과서를 채택하도록 돼 있는 ‘제3 채택지구’에 속해 있다.
그러나 오아라이초 교육위는 12일 회의를 열어 공동채택 결과를 승인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으고, 협의회의 결정을 부결시켰다. 이 때문에 제3 채택지구 협의회는 이번주에 이례적으로 재협의를 할 예정이다.
오아라이초 교육위는 재협의에서도 새역모 교과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국가가 무상으로 나눠주는 역사 교과서를 받지 않고 자체 예산으로 새역모 교과서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예산 사정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 시민단체들은 새역모가 교과서 채택을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궐기한 양상이라며 큰 우려를 나타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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