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일본 <도쿄신문> 고미 요지 편집위원에게 “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면 3대세습을 용인하는 것은 어렵다”는 이메일을 보냈던 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씨는 고미 기자와 지난 2004년 첫 만남 이후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신문> 서울 및 베이징 특파원을 역임한 고미 편집위원은 지난해 1월 김정남씨와 베이징에서 장장 7시간에 걸친 단독인터뷰를 한 바 있는 한반도 전문기자이다.
고미 편집위원은 <제이케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2004년 9월 베이징 공항에서 일본인 취재진과 함께 김정남씨를 우연히 만나 명함을 교환한 이후 정남씨로부터 메일을 받았다”면서 “그때 이후 간혹 중단된 때도 있었지만 사흘에 한번꼴로 빈번하게 메일을 주고받아 지금까지 150통 정도를 교환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바에서 김씨와 술잔을 주고받는 등 상당한 친분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미 편집위원은 김씨에 대해 냉정하게 3대세습의 영향을 분석하는 등 ‘날라리 명품족’이란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미지와는 달리 책임감 강하고 예의바르고 재미있는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주고받은 이메일의 교환 경위와 그 상세 내용, 2011년 단독 인터뷰 상세 내용 등을 책으로 묶은 <아버지 김정일과 나, 김정남 단독고백>(문예춘추사)을 20일 출간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책의 출간 시기를 둘러싸고 김씨와 절충이 이뤄지지 않아 최근에는 “이메일 답장이 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고미 편집위원은 정남씨 자신의 생각을 언젠가는 공표하는 것을 오히려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씨는 “지금은 미묘한 시기다”라며 출판을 보류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출판사와 고미 편집위원은 지금이야말로 김씨는 평가돼야 할 인물이이며 독자들이 알아야 할 때라며 출판을 단행했다고 한다.
김도형 선임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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