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 “하토야마 ‘IAEA 이중잣대’ 비판” 발표에
하토야마 “날조” 흥분…언론 “가지 말라니까” 포화
하토야마 “날조” 흥분…언론 “가지 말라니까” 포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 8일 이란을 방문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회담한 하토야마 유키오(사진) 전 일본 총리가 이런 말을 했다고 이란 정부 당국이 주장했다. 이란의 주장에 동감을 표시했다는 것이다. 하토야마는 “날조”라며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지만, ‘이용당할 수 있으니 이란을 방문하지 말라’던 일본 정부의 요청을 묵살했던 까닭에 언론의 집중포화를 당하고 있다.
이란 대통령실은 두 사람이 회담한 뒤, 하토야마 전 총리가 “국제원자력기구가 이란을 포함한 특정 국가에 서로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비판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구가 핵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과 시리아는 엄하게 비판하면서 이스라엘의 핵을 묵인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이란 정부의 주장에 동조했다는 것이다. 하토야마는 이런 발표에 대해, 9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핵확산 방지조약 체제에 들어가 있지 않은 핵보유국이 유리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핵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한 국제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을 뿐”이라며, 주일 이란 대사관에 설명을 요구했다고 해명했다.
애초 일본 정부는 하토야마의 이란 방문 계획에 대해 “본인에게도 좋지 않다”며,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하토야마가 출발하기 전날 직접 전화를 걸어 만류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 외교 최고 고문인 하토야마는 묵살하고, 이란 방문을 강행했다. <아사히신문>은 “이용당할 것이란 예견이 적중했다”며 “하토야마 외교가 혼란의 씨앗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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