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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북송’이 빚은 ‘제2의 이산가족’ 아픔 켜켜이

등록 2012-08-02 19:57

재일동포 양영희(48) 감독
재일동포 양영희(48) 감독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 실화 담은 ‘가족의 나라’ 일본 개봉
1999년 어느 날, 40대 초반의 한 북한 남성이 일본에 도착했다. 16살의 나이로 이른바 ‘귀국선’을 타고 북으로 갔던 재일동포가 25년 만에 신병치료를 위해 3개월간의 특별허가를 얻어 가족을 찾은 것이다. 총련의 지역 간부인 아버지와, 커피숍을 운영하는 어머니, 일본어학교 강사인 여동생, 그리고 숙부가 그의 가족이다. 그에게는 평양에서 함께 온 감시원 한 명이 늘 따라다녔다. 그는 여동생에게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이를 정리해 보고하는 일’에 흥미가 없느냐고 물어, 가족을 슬프게 한다. 진단 결과 그는 뇌종양을 앓고 있었다. 3개월에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었던 그를 위해 아버지는 체류 연장을 꾀한다. 그러나 평양에선 갑작스레,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즉시 귀국 지시가 내려오고, 그는 일주일 만에 가족과 다시 작별한다.

재일동포 양영희(48·사진) 감독이 만든 <가족의 나라>(안도 사쿠라·이우라 아라타 주연)가 4일 일본에서 개봉한다. <디어 평양> 등 그동안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재일동포 북송 문제’를 다뤄온 그가 이번에는 극영화를 만들었다.

“거의 대부분 실화에 바탕을 뒀어요.”

1일 도쿄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양 감독은 “다큐를 찍는 카메라 앞에서는 그들(북송 가족)이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언젠가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실 이 영화엔 그의 가족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의 아버지는 제주도 출신의 재일동포로 총련에서 간부로 일했다. 그에게는 3명의 오빠가 있었다. 71년 여름 둘째와 셋째 오빠가, 그리고 그해 겨울 큰오빠가 니가타현에서 ‘귀국선’을 탔다. 그 3명의 이야기를 응축하고, 약간의 허구를 섞어 영화화했다고 양 감독은 설명했다.

그는 95년 여섯번째로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의 형제들을 비디오카메라에 담으면서 다큐 작업을 시작했다. 2003년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첫 다큐영화 <디어 평양>은 ‘재일동포 사회의 최대 비극’인 북송문제를 정면으로 다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베를린국제영화제 최우수 아시아영화상도 받았다.

이후 북한은 그의 입국을 금지했고 “사과문을 내면 고려하겠다”고 통지했다. 그러나 양 감독은 사과문은 내는 대신 영화 작업을 계속했다. 이번 작품도 ‘사과문 대신’이라고 그는 말했다. <가족의 나라>는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국제예술영화연맹상을 받았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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