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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 총리-반원전 시위대 30분 면담, 3만명이 지켜봤다

등록 2012-08-22 20:10수정 2012-08-22 22:41

시민단체 대표들, 원전 포기 요청
노다 “원전 안전성 확인뒤 재가동”
원자력규제위원회 인사도 언쟁
인터넷 생중계에 접속자 폭주
“지난 1월, 총리는 국민들에게 이렇게 말했지요. ‘결코, 결코, 결코 포기하지 말라’고. 그 말 그대로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결코, 결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원전이 멈춰설 때까지 시위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어린이도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모든 원전을 멈춰세우겠다’고 확실히 말할 때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공관 앞에서 열리고 있는 반원전 시위에서 북을 치고 있다고 자기를 소개한 남자가 노다 요시히코 총리에게 단호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노다 총리는 테이블 맞은편에 앉아 그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었다. 후쿠시마의 시민단체에서 온 대표자도 정부를 질책했다.

“지금 후쿠시마에서는 정부가 정한 방사선 관리구역 기준치보다 더 방사선량이 높은 곳에서 어린이들이 그대로 살고 있습니다. 이들을 피난시켜야 합니다.”

22일 오후 2시, 노다 총리가 반원전 시위를 이끌고 있는 ‘수도권 반원전연합’ 등 시민단체 대표 11명과 직접 만났다. 3월29일 총리공관 앞에서 오이 원전 재가동을 반대하며 첫 시위가 시작된 지 약 5개월 만의 일이다. 노다 총리는 이들과 만남을 피해왔으나, 6월29일 10만명 이상이 공관 앞 시위에 참가하는 등 ‘아지사이(수국) 혁명’으로 불리는 반원전 시위가 수그러들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자 마침내 손을 들었다. 만남을 주선한 간 나토오 전 총리가 이날 자리를 함께했다.

시민단체 대표들은 지난 7월 재가동을 시작한 후쿠이현 오이 원전 3, 4호기의 운전 정지, 다른 원전의 재가동 포기, 모든 원전의 폐로 계획 제시를 총리에게 요구했다. 또 원자력업계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다나카 슌이치를 초대 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장에 내정한 인사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오이 원전 3, 4호기를 빼고는 모든 원전이 멈춰섰는데도 일본의 전력 사정에 문제가 없습니다. 원전 없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 대표들의 말이 끝나자, 노다 총리가 짧은 답변에 나섰다. 그는 “정부는 ‘탈원전 의존’ 방침을 갖고 있고, 많은 의견을 들어가며 장기적인 에너지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이 원전은 안전성을 충분히 확인한 가운데 재가동했다고 해명했다. 규제위원회 인사안에 대해서는 국회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 대표들은 승복할수 없다고 곧바로 맞받아쳤다.

“후쿠시마 원전이 지금도 방사능을 내뿜고 있습니다. 그것도 제대로 관리 못하는 정부의 안전관리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애초 20분으로 예정됐던 만남은 시민 대표들의 발언이 길어지면서 30분가량 이어졌다. 일본 총리실은 이 만남을 인터넷에서 생중계할 수 있게 허용했는데, 만남이 끝날 무렵엔 접속자가 3만명을 넘었다.

후쿠시마에선 이날도 우울한 소식이 들려왔다. <아사히신문>은 후쿠시마현에서 지난해 원전 사고로 인한 스트레스로 32명, 피난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정신적·육체적 피로로 380명이 숨지는 등 전국에서 1632명이 3·11 대지진과 원전 사고의 간접영향으로 숨졌다고 이날 전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북쪽으로 20㎞ 떨어진 미나미소마 앞바다에서 잡힌 쥐노래미에선 기준치의 258배나 되는 1㎏당 2만580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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