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시위 뜨거운 중국선 영웅취급
노다, 후진타오에 “냉정 대응” 친서
중국 정부, 여론 의식 신중한 행보
노다, 후진타오에 “냉정 대응” 친서
중국 정부, 여론 의식 신중한 행보
중국 주재 일본대사가 타고 있던 관용차를 중국인이 강제로 멈춰 세우고 차에 달린 일장기를 탈취한 사건(<한겨레> 28일치 15면)과 관련해 일본이 중국 정부에 강력히 항의하면서, 관련자를 형사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최근 2주일 넘게 반일 시위가 이어져온 중국에서는 이들을 영웅 취급하는 분위기도 있어, 중국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27일 오후 4시께 니와 우이치로 대사가 탄 관용차가 베이징 시내의 도로 위를 달리던 중 2대의 승용차가 갑자기 앞을 가로막는 바람에 멈춰서고 말았다. 그 직후 중국인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차에서 나와 대사관 차량의 안테나에 달린 일장기를 떼어 달아났다. 일본 정부는 대사의 일정은 기밀 사항이기 때문에 이 사건이 사전에 계획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외교관에 대한 공격인 만큼 중국 당국이 형사사건으로 다루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지난 10일 홍콩 활동가 등이 센카쿠 열도에 상륙한 뒤에도 이들을 구속하지 않고 이틀 만에 강제 송환했으며, 중국 민족주의자들의 반발을 살 우려가 큰 도쿄도청 관계자의 섬 상륙도 불허하는 등 중국과의 영토 갈등을 키우지 않기 위해 애써왔다. 이번에도 대응은 침착하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이날 중국을 방문하는 야마구치 쓰요시 외무 부대신을 통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친서를 보내, 국교 정상화 40주년을 맞아 전략적 호혜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센카쿠열도 문제 등 현안에 대한 냉정한 대응을 촉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홍콩 활동가들의 센카쿠열도 상륙 이후 2주 넘게 반일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중국에선 28일 이 사건이 인터넷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적지 않은 이들이 이런 극단적인 행동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지만, 많은 누리꾼이 일장기 탈취를 “애국 행위”로 지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로서는 일본 정부와 국제사회의 시선을 고려해 관련자를 엄벌해야 하지만, 그럴 경우 혹시 반일 감정이 반정부 감정으로 바뀌지 않을까 걱정스런 상황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 주말부터 반일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등 일본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태도를 보여왔다. 26일 광둥성 둥관시에서 벌어진 반일 시위는 수백명의 경찰 기동대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은 28일 관영 <신화통신> 기자의 물음에 답하는 형식으로 이번 일장기 탈취사건에 대해 “중국의 관련 부처가 성실하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영사관계에 관한 빈 협약’을 진지하게 이행하면서, 중국 내 외국 공관과 외교관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 베이징/정남구 박민희 특파원 jej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헌재 권고 1년…정부 ‘위안부 해법’ 전략도 의지도 없다
■ “혁신의 진입장벽으로…” 미국 특허 문제점 비판 봇물
■ 처음엔 노숙인의 범행이라더니 이제는 가출 10대가 ‘진범’이라고…
■ 전국 할퀸 볼라벤, 비 적었던 이유
■ 29일 또 다른 태풍 ‘덴빈’ 온다
■ 화려한 싱글? 1인 가구의 삶은 힘겹다
■ [화보] 태풍 볼라벤 북상으로 전국에 피해 속출
■ 헌재 권고 1년…정부 ‘위안부 해법’ 전략도 의지도 없다
■ “혁신의 진입장벽으로…” 미국 특허 문제점 비판 봇물
■ 처음엔 노숙인의 범행이라더니 이제는 가출 10대가 ‘진범’이라고…
■ 전국 할퀸 볼라벤, 비 적었던 이유
■ 29일 또 다른 태풍 ‘덴빈’ 온다
■ 화려한 싱글? 1인 가구의 삶은 힘겹다
■ [화보] 태풍 볼라벤 북상으로 전국에 피해 속출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