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벌 지도자들 지지 철회 잇따라
증세안 관련 모순적 행보로 배척
증세안 관련 모순적 행보로 배척
차기 총선에서 제 1당의 지위를 되찾을 가능성이 큰 일본 자민당의 총재 선거가 오는 26일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지난 2009년 9월부터 3년간 당을 이끌어온 다니가키 사다카즈(사진) 총재의 연임 가능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당내 핵심 파벌의 지도자들이 그에 대한 지지를 잇따라 철회하고, 유력 인사들이 총재 선거에 독자 출마할 뜻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다니가키 총재는 그동안 집권 민주당과 손을 잡고 소비세 증세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민주-자민-공명 3당 합의’에 바탕을 둔 정국 운영 노선을 표방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증세를 이유로 군소 7개 야당이 낸 총리문책 결의안에 자민당이 찬성하도록 이끄는 자기모순적인 행보를 해 치명상을 입었다.
중·참의원 32명이 속한 고가파를 이끌고 있는 고가 마코토 전 간사장은 3일 다니가키 총재와 만난 자리에서 “나는 젊은 사람을 지지하고 싶다”며 다니가키의 지원 요청을 거부했다. 고가파의 대표간사를 맡은 적이 있는 다니가키 총재가 사실상 자신이 속한 파벌로부터 배척을 당한 셈이다. 고가 전 간사장은 그동안 다니가키 총재가 당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각 파벌의 지도자를 제대로 배려하지 않았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파벌(43명)인 마치무라파에서는 파벌 리더인 마치무라 노부타카 의원과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총재 선거에 출마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마치무라파 소속인 모리 요시로 전 총리도 다니가키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다니가키와 손을 잡고 당을 이끌어온 이시하라 노부테루 간사장도 독자 출마 의욕을 내비쳤다. 이밖에 마치무라파에서 독립한 이시바 시게루 전 정조회장도 총재 선거에 도전장을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총재 선거에서 당선한 사람은 차기 선거에서 자민당이 1당을 차지할 경우 총리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역대 자민당 총재 가운데 총리 자리에 오르지 못한 사람은 지금까지 고노 요헤이(1993년5월~1995년5월) 전 관방장관(중의원 의장)이 유일하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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