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중의원을 해산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9일 나가사키 원폭 투하 60돌 기념식에서 참석해 연설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나가사키/AP연합
일본 중의원 총선 앞둔 각당 움직임·전망
‘우정 민영화’ 반대파 신당 힘들어 파괴력 약할듯
민주당 ‘일사불란’…과반 못미치는 제1당 유력
오는 9월11일 치러지는 일본 중의원 총선을 향한 각 당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선거 결과에 대한 각종 시나리오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관측통들은 일제히 집권 자민당의 상당한 고전을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자민당 내 우정민영화 법안 반대파들의 신당 창당은 실현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부산한 정치권=야당보다 당내 반대파에 대한 증오가 훨씬 심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반대파(37명)와는 선거 이전이든 이후든 손을 잡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렇지만 다케베 쓰토무 자민당 간사장은 지금이라도 법안 찬성 의사를 밝히는 의원은 공천할 수도 있다는 뜻을 비쳤다.
고이즈미 총리는 현재 연립여당 의석인 283석보다 훨씬 적은 과반(241석 이상)을 자신의 퇴진 기준으로 내세워 위험부담을 낮췄다. 그는 또 여론이 우호적이라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교도통신>이 중의원 해산 직후 벌인 긴급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전달의 42.6%에서 47.3%로 올랐고, 중의원 해산에 대한 평가도 ‘잘했다’는 응답이 54.4%로 ‘잘못했다’(35.0%)를 웃돌았다.
자
민당 반대파 인사들은 9일 모임을 열어 결속을 재확인했다. 이들은 신당 창당도 모색할 생각이지만 의견 결집이 어려워 신당은 사실상 물건너갔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신당에 대한 높은 지지를 기대하기 어렵고 기존 지지자들을 활용하는 데는 무소속이 더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선거 뒤 자민당으로 돌아가는 데 신당은 장애물이라는 것도 고려 요소이다. 신당 창당이 안되면 반대파의 파괴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공명당은 자민당과의 선거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그렇지만 자민당을 지원할 여력은 별로 없다는 분위기다. 공명당은 고이즈미 총리로부터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선거 쟁점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발언을 얻어낸 것을 큰 성과로 본다. 중의원 해산을 고대해온 제1야당 민주당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전체 300개 선거구 가운데 이미 290곳의 후보 선정을 마무리했다. 오카다 가쓰야 대표는 정권 쟁취에 실패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생존 위기에 봉착해 있는 사민당과 협력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요코미쓰 가쓰히코 사민당 국회대책위원장이 9일 민주당으로 옮기기로 하는 등 민주당의 흡인력은 커지고 있다. 공산당이 일부 선거구에 후보를 안내기로 한 것도 민주당엔 호재다. 난무하는 시나리오=자민당과 공명당이 과반 의석을 얻으면 고이즈미 정권은 유지될 수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후 반대파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받아들여 안정적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또 연립여당이 과반을 확보하더라도 고이즈미 총리의 독선에 질린 당내 다수세력이 그를 총리에서 몰아낼 수도 있다. 단독 과반수에 크게 못미치면 이 가능성이 커진다. 연립여당이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면 고이즈미 총리는 공언한 대로 퇴진해야 하며, 자민당은 공명당 및 반대파와 연립정권을 추진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과반 의석 확보를 통한 독자적 정권교체를 기대하고 있다. 2000년 127석, 2003년 177석이라는 급신장세에 비춰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민주당이 지난해 참의원 선거에서 올린 37.79%의 비례대표 득표율을 적용하면, 민주당이 최대 307석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가장 유력해 보이는 시나리오는 민주당이 과반에 못미치는 제1당이 되는 것이다. 정당간 합종연횡이 매우 복잡하게 진행되고, 공명당과 자민당 반대파가 캐스팅 보트를 쥘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이들과 연립정권을 구성하거나 정책별 연대 등 부분연립을 통해 정권을 차지할 수 있다. 민주당의 우파 성향에 비춰 자민당 반대파와 이념적 편차는 크지 않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일 중의원 의석분포
공명당은 자민당과의 선거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그렇지만 자민당을 지원할 여력은 별로 없다는 분위기다. 공명당은 고이즈미 총리로부터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선거 쟁점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발언을 얻어낸 것을 큰 성과로 본다. 중의원 해산을 고대해온 제1야당 민주당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전체 300개 선거구 가운데 이미 290곳의 후보 선정을 마무리했다. 오카다 가쓰야 대표는 정권 쟁취에 실패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생존 위기에 봉착해 있는 사민당과 협력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요코미쓰 가쓰히코 사민당 국회대책위원장이 9일 민주당으로 옮기기로 하는 등 민주당의 흡인력은 커지고 있다. 공산당이 일부 선거구에 후보를 안내기로 한 것도 민주당엔 호재다. 난무하는 시나리오=자민당과 공명당이 과반 의석을 얻으면 고이즈미 정권은 유지될 수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후 반대파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받아들여 안정적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또 연립여당이 과반을 확보하더라도 고이즈미 총리의 독선에 질린 당내 다수세력이 그를 총리에서 몰아낼 수도 있다. 단독 과반수에 크게 못미치면 이 가능성이 커진다. 연립여당이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면 고이즈미 총리는 공언한 대로 퇴진해야 하며, 자민당은 공명당 및 반대파와 연립정권을 추진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과반 의석 확보를 통한 독자적 정권교체를 기대하고 있다. 2000년 127석, 2003년 177석이라는 급신장세에 비춰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민주당이 지난해 참의원 선거에서 올린 37.79%의 비례대표 득표율을 적용하면, 민주당이 최대 307석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가장 유력해 보이는 시나리오는 민주당이 과반에 못미치는 제1당이 되는 것이다. 정당간 합종연횡이 매우 복잡하게 진행되고, 공명당과 자민당 반대파가 캐스팅 보트를 쥘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이들과 연립정권을 구성하거나 정책별 연대 등 부분연립을 통해 정권을 차지할 수 있다. 민주당의 우파 성향에 비춰 자민당 반대파와 이념적 편차는 크지 않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