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재, ‘다케시마의 날’ 행사 보류 결정

박 당선인에 ‘당선축하 특사’ 파견

차기 일본 총리가 될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시마네현이 제정한 ‘다케시마(독도)의 날’(2월22일) 행사를 정부 주도로 치른다는 공약의 이행을 일단 보류할 뜻을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한국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악화된 양국 관계의 개선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베 총재는 21일 기자단과 만나 “외교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를 두고 아베 총재가 내년에는 정부 주도로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열지 않기로 한 것으로 풀이했다. <도쿄신문>은 “독도 문제로 한-일 관계가 냉각돼 있는 가운데,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박근혜 당선인이 내년 2월25일 대통령에 취임하는 것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간사장도 이날 “한-일관계가 악화할 경우 어디가 기뻐할 것인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빨리 한다고 무조건 좋은 일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어야 한다. 적절한 시기가 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여 공약의 철회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자민당은 12·16 총선에서 시마네현 주도의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정부 행사로 치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아베 총재는 이날 누카가 후쿠시로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을 박근혜 당선인에게 당선 축하 특사로 파견했다. 아베 총재는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에게 우리도 기대하고 있다. 한-일관계를 발전시키고 개선해 가고 싶다는 생각을 담은 친서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특사 파견과 다케시마의 날 정부 행사 보류에 대해 “(26일 총리로 지명될 아베 총재가 총리가 된 뒤) 내년 2월 한국에서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에 출석할 가능성이커, 그 전에 사전조정을 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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