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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아베 ‘영토분쟁’ 한-중에 화해 제스처…중국은 “글쎄”

등록 2012-12-23 19:39

센카쿠에 공무원 상주 유보 시사
‘다케시마의 날’ 행사도 보류할듯
양국 정권교체에 잇단 특사파견도
중국쪽 “일, 상황 탐색 의도” 회의적
차기 일본 총리가 될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한국과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큰 12·16 총선 공약의 이행을 보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중·일이 함께 새 정권이 들어서는 초기에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고, 과거 정권 시절 불거진 갈등의 해소를 타진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아베 총재는 22일 방문지인 야마구치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인도로 관리하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공무원을 상주시키겠다고 한 자민당의 공약과 관련해, “중일 관계는 매우 중요한 2국 관계로, 전략적 호혜 관계의 원점으로 돌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 발언에 대해 아베 총재가 공무원 상주 파견을 유보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26일 일본 국회에서 총리로 지명되는 아베 총재는 내년 1월께 중국에 일중우호의원연맹 회장인 고무라 마사히코 자민당 부총재를 특사로 파견할 예정이다.

아베 총재는 이에 앞서 시마네현이 주최하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현)의 날’(2월22일) 행사를 정부 주최 행사로 열겠다는 공약의 이행을 보류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인 누카가 후쿠시로 의원(전 재무상)을 특사로 파견했다.

홍콩 <명보>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아베가 한국과 중국에 화해를 상징하는 올리브 가지를 내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아베 총재와 새 일본 정권의 우익 성향으로 볼 때 이런 화해 제스처가 수교 40년 만에 최악의 상태에 빠진 중일 관계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중국 쪽에선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량윈상 교수는 홍콩 <명보>에 “아베가 중국에 특사 파견을 계획하는 것은 주로 중국의 의도를 살펴보고, 댜오위다오 문제에서 서로 용납할 수 있는 해법이 있는지를 살펴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아베는 2006년 총리 취임 뒤 중국을 방문해 고이즈미의 야스쿠니 참배로 6년 동안 양국 지도자 교류가 없었던 교착상태를 깼지만, 현재는 당시와 다르다. 야스쿠니 문제는 양국의 구체적 이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 아베가 총리 재임중 참배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화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중일은 영토주권 문제로 강하게 대치하고 있어, 우선 특사를 파견해 상황을 살펴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베 총재는 6년 전 첫번째로 총리를 맡았을 때, 고이즈미 전 총리시절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으로 깊어진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취임 직후 중국과 한국을 잇따라 방문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일 동맹을 강고히 하기 위해 미국을 먼저 방문할 계획이다.

도쿄 베이징/정남구 박민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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