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금융완화’ 밝힌뒤 본격화
한때 87.45엔…2년5개월만의 최저
일본은행이 정책수용땐 더 내릴듯
일 수출업계 환호…중 기업은 긴장
한때 87.45엔…2년5개월만의 최저
일본은행이 정책수용땐 더 내릴듯
일 수출업계 환호…중 기업은 긴장
일본 엔화의 가파른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의 ‘과감한 금융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큰 가운데 미국이 이른바 ‘재정절벽’ 문제를 해소하면서 안전자산으로 선호되던 엔화가 외면받고 있다. 일본 금융시장에서는 달러당 90엔까지는 엔화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93엔 오른 82.24~87.28엔(오후 3시15분 현재)에 거래됐다. 앞서 2일 열린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87.3~87.4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87.45엔으로 엔화 가치가 2년5개월 만의 최저치(환율로는 최고치)로 떨어지기도 했다.
엔화 약세는 아베 총리가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12·16 총선을 지휘하면서 과감한 금융완화를 주창한 지난해 11월 이후 본격화됐다. 뉴욕시장 기준으로 10월31일 달러당 77.77엔에 거래되던 엔화 가치는 1월2일까지 두달 만에 약 10.9% 절하됐다. 미국이 2일 이른바 ‘재정절벽’ 사태를 피하면서, 상대적으로 위험하지만 금리가 높은 미국 국채를 사려는 움직임이 인 것도 엔화 매도를 부추겼다.
엔화 약세는 추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간사장은 지난달 21일 “바람직한 엔-달러 환율 수준은 달러당 85~90엔”이라고 말해,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지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아베 총리가 요구한 ‘물가상승률 2% 목표제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일본은행이 이달 말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실제 이를 도입하면 엔화 가치는 한단계 더 약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기업들은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달 28일 2012년 폐장일에 10395로 연중최고치를 기록하며 마감했다. 연초에 견줘서는 23% 상승한 수치다. 엔화 약세가 일본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까닭이다. 반대로 일본 기업과 경쟁관계인 외국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일본 국채를 계속 사들여온 중국으로서도, 보유 자산 가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이 즐거울 리 없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일 동맹 강화가 중요한데, 일본의 ‘약한 엔’ 정책이 미국의 일본에 대한 시선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미국의 반발을 우려했다. 미국은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데 반대해왔다.
일본 기업들은 엔화 약세가 더 진행되기를 바란다.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사장은 “달러당 100엔 이상이 적정하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러나 엔화 약세가 큰 폭으로 진행되면 일본 안에서도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엔약세는 국내 물가를 끌어올려 가계의 실질소득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내수 비중이 80%에 이르는 일본 경제의 특성상 소비가 제약되면 경제회복도 어려워진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영훈국제중, 이재용 아들 선발 당시 입학전형위 외부위원 참여 안시켜
■ 이동흡 특정업무비 3억여원 본인·부인 MMF계좌로 빠져나가
■ ‘불 붙은 개’ 화재사건, 동물학대 가능성…현상금 300만원
■ “호남 표심 충동적” 박준영 전남지사, 도의회서 ‘물세례’ 봉변
■ 18년 만에 부활 재형저축 가입 조건은?
■ 영훈국제중, 이재용 아들 선발 당시 입학전형위 외부위원 참여 안시켜
■ 이동흡 특정업무비 3억여원 본인·부인 MMF계좌로 빠져나가
■ ‘불 붙은 개’ 화재사건, 동물학대 가능성…현상금 300만원
■ “호남 표심 충동적” 박준영 전남지사, 도의회서 ‘물세례’ 봉변
■ 18년 만에 부활 재형저축 가입 조건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