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센카쿠는 분쟁지역 인정해야”

중국 초청방문중 기자회견서 밝혀
“분쟁 없다” 일본정부 입장과 배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중국과 분쟁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니와 우이치로 전 중국 주재 일본대사가 주장했다가 일본 우익의 거센 비판을 받았던 것과 같은 내용의 발언이다.

17일 일본 언론 보도를 보면, 학술단체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하토야마 전 총리는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16일 자칭린 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양제츠 외교부장 등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센카쿠열도의 영유권을 둘러싼 분쟁이 있다는 것을 양쪽이 인정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견해를 중국 쪽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유권 분쟁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국교정상화 당시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문제를 덮기로 합의했다는 중국의 주장대로, 센카쿠 문제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칭린 주석은 하토야마 총리에게 “중·일은 중요한 이웃국가으로서 역사를 거울 삼아 미래를 향하는 정신에 따라 양국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 양국은 대화와 협상으로 댜오위다오 등에 대한 입장 차이를 적절히 처리해, 양국관계가 건강하고 안정된 발전 궤도에 진입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의 주장은 ‘센카쿠열도를 둘러싸고 분쟁은 없다’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일본의 우익지인 <산케이신문>은 이를 두고, “하토야마 전 총리가 중국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17일에는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에 의해 중국인 약 30만명이 학살된 사건을 기리는 장쑤성 난징의 난징대학살 기념관을 방문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일본인으로서 마땅히 이 사건에 대해 책임져야 하며 진심어린 사과를 표한다”고 말했다.

도쿄 베이징/정남구 박민희 특파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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