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는 역적” 일본 격양된 반응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센카쿠는 분쟁지역” 발언에 비난 여론 높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중국과 분쟁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발언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일본에서 융단폭격을 당하고 있다. 일본 방위상은 ‘역적’이란 표현까지 쓰며, 하토야마를 비난했다.

하토야먀 전 총리는 학술단체 초청으로 방문중인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16일 자칭린 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등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센카쿠열도의 영유권을 둘러싼 분쟁이 있다는 것을 양쪽이 인정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견해를 중국 쪽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유권 분쟁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국교정상화 당시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문제를 덮기로 합의했다는 중국의 주장대로, 센카쿠 문제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17일 밤 방송에 출연해, “중국쪽이 일본의 전 총리가 실제 영유권 분쟁을 인정했다고 국제 사회에 선전해 여론화할 것이다. 이렇게 말해서는 안 되겠지만 ‘국적(나라의 역적)’이라는 단어가 일순 머리에 스쳤다”고 비난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국가의 입장과 상반되는 발언으로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우익지인 <산케이신문>은 18일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하토야마가) 중국의 뜻을 따르는 발언을 하는 것이 얼마나 국익을 해치는 일인지, 아직 모르고 있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는 ‘ 센카쿠열도를 둘러싸고 분쟁은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취하고 있다. 이와 달리 분쟁을 인정하고 중국과 대화를 통해 사태를 해결하자는 의견은 소수다. 니와 우이치로 전 중국주재 일본대사가 하토야마 전 총리와 같은 뜻의 발언을 한 바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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