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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은행 빛바랜 독립성

등록 2013-01-23 20:24수정 2013-01-23 21:30

총재 “독립성 지키려 물가목표 수용”
언론은 “정치종속 우려돼” 목소리
일본은행이 아베 신조 총리 정부의 요구에 따라 ‘2% 물가상승률 목표’를 이른 시일 안에 달성하기로 한 데 대해 일본 안에서도 적잖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장은 엔화 약세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자칫 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23일 일본 언론 보도를 보면, 일본은행은 정부의 무리한 요구에 저항하며 한달 가까이 줄다리기를 해왔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총재는 “거품경제 때도 연간 물가상승률은 평균 1%대였다”며 2% 목표치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는 22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은행법 개정을 저지하겠다는 일념이었다”는 말로, 법 개정으로 일본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은행의 심의위원 9명 가운데 민주당 정부에 의해 임명된 민간 출신 2명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등 일본은행 안에서도 우려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가 바라는 것은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회복되고, 이에 따라 세수도 늘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아사히신문>은 “경기가 살아나지 않은 채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하면, 일본은행은 정부가 요구하는 대로 돈을 찍어 일본 국채를 사들이는 인쇄소로 전락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정치 종속을 우려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조처는 일본은행이 정부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일본은행이 국채를 사들여 저금리로 쉽게 소화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재정 상태가 한층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일본 정부는 고령자들의 의료비 부담 확대 계획을 보류하는 등 벌써부터 건전재정을 소홀히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1980년대 후반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려 했으나 정부가 막아 거품경제로 이어진 바 있다. 1930년대에도 세계공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본은행이 국채를 대거 인수해 돈을 풀었다가 적절히 제어하지 못해, 전후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렸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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