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당 대표 방중 사흘만에 만나
한·일 양국을 대하는 중국의 태도가 선명하게 대비된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최근 박근혜 당선인의 특사를 환대한 반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특사는 일정을 잡아주지 않다가 사흘 만에야 만났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간 갈등은 특사 파견으로도 해빙의 기운을 마련하지 못했다.
시진핑 총서기는 25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아베 일본 총리의 특사로 방중한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를 만나 1시간10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중국은 22일 방중한 야마구치 특사쪽에 25일 중요 인사와 면담이 잡혀있다고만 밝히고, 그가 누가될지는 24일에야 뀌띔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명당은 자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으며, 이번 회동은 지난해 9월 일본의 센카쿠열도 섬 국유화 조치로 중일 관계가 악화된 이후 두나라의 집권당 지도자간의 첫 만남이란 의미가 있다.
야마구치 대표는 아베 총리의 친서를 시 총서기에게 전하고 양국 정상회담 개최를 바란다는 뜻을 구두로 전했다. 이에 대해 시 총서기는 “정상급 외교가 중요하다”면서도, “우선 그럴 수 있는 환경 정비가 중요하다”고 우회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혔다.
왕자루이 중국 대외연락부장은 24일 야마구치 특사를 만나, “(분쟁지역임을 인정하고) 최종적 영유권 문제 해결은 후대에 맡기자”고 제안했다. 야마구치 대표는 방중에 앞서 “센카쿠 열도 영유권 문제 해결은 후대에 맡기자”고 중국의 주장에 호응하는 발언을 했다가 연립여당 안에서 파문이 일자 사실상 이를 철회했다.
한편, 중국 쪽은 지난 21일 방중한 박근혜 당선인의 김무성 특사를 양제츠 외교부장과 다이빙궈 국무위원이 맞았고, 23일 시진핑 주석이 면담했다.
도쿄 베이징/정남구 박민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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