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와테현 리쿠젠다카타시의 다카타초등학교에서 10일 열린 3.11 일본 대지진 2주년 추모행사에 참가한 한 주민이 고개를 숙인 채 묵념하고 있다. 리쿠젠다카타시는 대지진 당시 사망 1556명, 실종 217명의 인명피해를 입었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김재송 제공
후쿠시마 원전사고 2년
무너진 주민들의 삶 살펴보니
무너진 주민들의 삶 살펴보니
지금도 시간당 세슘 1천만 베크렐
대기중 방사선량 도쿄의 13배
지하로 하루 400t 오염수 스며
농산물 3.9%인 1171건 판매금지
원자로 내부 아직도 파악안돼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의 나미에마치는 원전 사고로 전 주민이 33개 시·정·촌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마치(한국의 읍·면에 해당) 사무소가 옮겨간 니혼마쓰시에 나미에마치에 있던 기존 6개 학교를 통합해 초등학교 1곳을 설립했는데, 4월 새 학기엔 입학 희망자가 아직 한 명도 없다. 전교생 30명 가운데 6학년 12명이 이달 중 졸업하면 학생이 18명으로 줄어든다. 방사능을 피해 어린이들을 현외로 대거 피난시켰기 때문이다. 원전 사고로 일본 정부가 피난 지시를 내린 원전 주변 지역 주민은 약 8만4000명이다. 현재 자치단체별로 피난구역 재편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10일 집계한 것을 보면, 피난민 가운데 5만4000여명은 거주지가 거주제한구역과 귀환곤란구역으로 새로 지정돼 앞으로도 최소 4년간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문부과학성이 집계한 최근 후쿠시마현의 대기중 방사선량은 시간당 0.78마이크로시버트로 도쿄(0.057)의 13.6배다. 사고 원전은 사고 초기에 견주면 8000만분의 1로 양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시간당 1000만 베크렐(세슘 기준)의 방사성물질을 대기로 내뿜는다. 원전은 원자로 안에서 녹아내린 핵연료를 다 수습할 때까지 위험을 벗어났다고 말할 수 없는 형편인데, 도쿄전력은 아직도 원자로 안의 상태조차 상세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원전 지하로는 하루 400t의 지하수가 스며들어 오염수로 바뀌고 있다. 도쿄전력은 걸러서 방사능 농도를 크게 낮춘 저농도 오염수를 담은 탱크를 쌓아둘 곳이 부족해지자, 어마어마한 양의 오염수를 바다에 내버릴 궁리를 하고 있다. 음식물 오염도 여전히 심각하다.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잡은 대구는 지난해 봄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성 세슘이 검출돼 판매가 금지됐다가 올해 1월에야 경매가 재개됐다. 원전 사고 이전 10㎏에 1만엔을 넘기도 했던 이곳의 대구는 지난달 중순 겨우 1600엔에 거래됐다. 오염을 우려해 사람들이 꺼리는 탓이다. 후쿠시마 원전 북쪽의 미야기현에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검사한 2만3645건의 농산물 가운데 163건이 방사능 기준치를 넘었다. 후쿠시마현산은 오염이 더 심해서, 검사한 3만232건 가운데 3.9%인 1171건이 방사능 기준치를 넘어 판매금지됐다. 후쿠시마산 채소의 평균가격은 2010년 ㎏당 350엔에서 지금은 250엔을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지인들은 이 일대에서 생산된 쌀을 방사능 수치가 낮은데도 여전히 외면한다. 교토대학의 소비자조사 결과 도호쿠·북간토 지역에서 생산한 쌀은 꺼린다는 대답이 50%를 넘었다. 일본 정부와 후쿠시마현 지방자치단체는 지금도 오염된 땅에서 겉흙을 긁어내 오염도를 낮추는 제염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1년 10월 가장 먼저 제염작업이 시작된 후쿠시마시 오나미지구의 스다 요시하루(62)의 집은 겉흙을 걷어내고 새 흙을 덮은 뒤 시간당 2.9마이크로시버트이던 방사선량이 0.7로 떨어졌다가 지금은 0.4까지 내려가 있다. 그러나 스다는 “눈이 녹으면 다시 올라갈지 모른다. 수치가 낮아졌다고 방사능에서 해방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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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중 방사선량 도쿄의 13배
지하로 하루 400t 오염수 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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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로 내부 아직도 파악안돼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의 나미에마치는 원전 사고로 전 주민이 33개 시·정·촌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마치(한국의 읍·면에 해당) 사무소가 옮겨간 니혼마쓰시에 나미에마치에 있던 기존 6개 학교를 통합해 초등학교 1곳을 설립했는데, 4월 새 학기엔 입학 희망자가 아직 한 명도 없다. 전교생 30명 가운데 6학년 12명이 이달 중 졸업하면 학생이 18명으로 줄어든다. 방사능을 피해 어린이들을 현외로 대거 피난시켰기 때문이다. 원전 사고로 일본 정부가 피난 지시를 내린 원전 주변 지역 주민은 약 8만4000명이다. 현재 자치단체별로 피난구역 재편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10일 집계한 것을 보면, 피난민 가운데 5만4000여명은 거주지가 거주제한구역과 귀환곤란구역으로 새로 지정돼 앞으로도 최소 4년간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문부과학성이 집계한 최근 후쿠시마현의 대기중 방사선량은 시간당 0.78마이크로시버트로 도쿄(0.057)의 13.6배다. 사고 원전은 사고 초기에 견주면 8000만분의 1로 양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시간당 1000만 베크렐(세슘 기준)의 방사성물질을 대기로 내뿜는다. 원전은 원자로 안에서 녹아내린 핵연료를 다 수습할 때까지 위험을 벗어났다고 말할 수 없는 형편인데, 도쿄전력은 아직도 원자로 안의 상태조차 상세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원전 지하로는 하루 400t의 지하수가 스며들어 오염수로 바뀌고 있다. 도쿄전력은 걸러서 방사능 농도를 크게 낮춘 저농도 오염수를 담은 탱크를 쌓아둘 곳이 부족해지자, 어마어마한 양의 오염수를 바다에 내버릴 궁리를 하고 있다. 음식물 오염도 여전히 심각하다.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잡은 대구는 지난해 봄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성 세슘이 검출돼 판매가 금지됐다가 올해 1월에야 경매가 재개됐다. 원전 사고 이전 10㎏에 1만엔을 넘기도 했던 이곳의 대구는 지난달 중순 겨우 1600엔에 거래됐다. 오염을 우려해 사람들이 꺼리는 탓이다. 후쿠시마 원전 북쪽의 미야기현에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검사한 2만3645건의 농산물 가운데 163건이 방사능 기준치를 넘었다. 후쿠시마현산은 오염이 더 심해서, 검사한 3만232건 가운데 3.9%인 1171건이 방사능 기준치를 넘어 판매금지됐다. 후쿠시마산 채소의 평균가격은 2010년 ㎏당 350엔에서 지금은 250엔을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지인들은 이 일대에서 생산된 쌀을 방사능 수치가 낮은데도 여전히 외면한다. 교토대학의 소비자조사 결과 도호쿠·북간토 지역에서 생산한 쌀은 꺼린다는 대답이 50%를 넘었다. 일본 정부와 후쿠시마현 지방자치단체는 지금도 오염된 땅에서 겉흙을 긁어내 오염도를 낮추는 제염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1년 10월 가장 먼저 제염작업이 시작된 후쿠시마시 오나미지구의 스다 요시하루(62)의 집은 겉흙을 걷어내고 새 흙을 덮은 뒤 시간당 2.9마이크로시버트이던 방사선량이 0.7로 떨어졌다가 지금은 0.4까지 내려가 있다. 그러나 스다는 “눈이 녹으면 다시 올라갈지 모른다. 수치가 낮아졌다고 방사능에서 해방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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