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 도쿄만의 우키시마 태양광발전소는 다른 용도로 쓰기 어려운 폐기물 매립지 위에 건설돼, 약 2100가구에서 쓸 수 있는 양의 전력을 생산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2년
‘대체에너지원’ 확산 현장을 가다
‘대체에너지원’ 확산 현장을 가다
지자체 폐기물매립지 활용 등 발전
지난 1년간 ‘원전 3기급’ 전기 생산
소프트뱅크도 초대형 사업 이끌어
시민들은 옥상 빌려주고 부수입도
정부는 전기 매입가 인하추진 ‘찬물’
“방사능 걱정도 없고, 온실가스도 안 나오고, 풍차처럼 시끄럽지도 않아.”
아이들이 학교를 쉬는 일요일을 맞아 도쿄에서 왔다는 오카다 요시카즈(45)가 초등학생인 아들에게 진지한 얼굴로 직접 설명을 시작했다. 그가 가리킨 넓은 벌판이 태양전지판으로 가득 덮여 있다. 일본 가와사키시 도쿄만에 자리잡은 우키시마 태양광발전소다.
11헥타르의 면적에 3만8000장의 전지판을 설치한 이 발전소의 전력생산 능력은 연간 최대 740만킬로와트로, 일반 가정 2100가구에서 쓸 수 있는 양이다. 발전소는 폐기물 매립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이 땅의 활용방법을 고민하던 가와사키시가 도쿄전력에 20년간 터를 제공해 2011년 8월 상업발전을 시작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의 또다른 매립지에 만든 오기시마 태양광발전소는 크기가 우키시마 발전소의 갑절에 이른다. 기자를 안내한 가와사키 친환경 생활 미래관 직원 세키구치 아야나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최근 1년 동안 2만명이 이곳을 견학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뒤, 일본 각지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태양광발전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확실한 ‘대안’이 있음을 보여주려는 이들은 운동 차원에서 태양광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손정의 사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최전선에 서 있다.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에스비에너지는 지방자치단체들과 손을 잡고, 대규모 원전 2기의 발전량에 해당하는 200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전국 각지에 설치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해발 1000m 높이에 있는 군마현 신토무라 핫슈고원에 2.4메가와트 규모의 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했고, 교토시에도 합계 6.3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2기를 지었다. 올해 들어서도 도쿠시마현에서 2.8메가와트 규모의 발전소 두 곳의 영업운전을 시작했다. 에스비에너지는 3월말까지 신청자 1000가구를 대상으로, 주택의 옥상에 회사 쪽이 무료로 태양전지판을 설치해주고, 전력을 생산해 판매하면 판매액 일부를 주는 ‘우리집 발전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 태양광발전협회 집계를 보면, 2012년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사이 운전을 시작한 태양광발전소의 설비용량은 140만킬로와트에 이른다. 올 3월말까지 1년간으로 치면 200만킬로와트로, 2010년의 갑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사능 유출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전 4기의 발전용량이 280만킬로와트이므로, 대략 3기의 원전을 대체할 태양광발전소가 지어진 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10~12월 사이 태양전지판 출하량을 보면 주택용은 전년동기 대비 44% 늘어난 47만킬로와트, 비주택용은 7배 늘어난 52만킬로와트로 처음으로 비주택용이 주택용을 웃돌았다”고 전했다. 기업의 자가발전용이나 상업 발전소용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태양광발전의 급속한 확산에는 지난해 7월부터 도입한 재생에너지 의무 매입 제도가 큰 몫을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력회사들로 하여금 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1킬로와트당 42엔의 가격으로 20년간 사주도록 했다. 풍력 등 다른 재생에너지도 매입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유휴지를 이용해 신속하게 설치가 가능한 태양광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태양광발전의 확산이 순탄하게 이뤄질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경제산업성은 태양전지판 가격이 하락했다는 이유로 2013년도부터 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한 전기의 매입 가격을 낮추려 하고 있다. <아사히신문> 보도를 보면, 현행 42엔에서 30엔대 후반으로 낮추는 방향으로 검토중이다. 매입 가격이 새로 발전소를 지으려는 이들의 용기를 꺾을 정도로 떨어진다면, 막 불붙기 시작한 태양광발전의 확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가와사키/글·사진 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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