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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한국 스님들 ‘압류 불상’ 논의하러 갔는데…일 관음사쪽 문전박대

등록 2013-03-15 13:56수정 2013-03-15 21:52

부석사 스님들, 금동관음보살좌상 때문에 일본행
쓰시마섬 관음사 쪽이 면담 거부해 소득 없어
일본 사찰이 갖고 있다가 도난당한 뒤 한국으로 다시 들어온 서산 부석사 제작 금동관음보살좌상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를 논의하려고 부석사의 스님 등이 14일 불상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쓰시마섬의 관음사를 방문했지만, 관음사 쪽은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교도통신>과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원우 스님 등 부석사 스님 2명과 김원웅 전 의원 등 일행이 이날 관음사를 방문했으나 관음사 관계자들은 면담을 거부한 채 일본 언론을 통해 “불상을 신속히 반환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정부도 불상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한-일 양국간 조약에 따라 한국 정부에 불상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며, 불상이 한국에서 제작됐다는 부석사 쪽 주장에 대해 “의미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음사가 불상을 소유하게 된 경위에 관계없이, 불상이 관음사에서 도난당해 한국에 건너간 것인만큼 문화재 조약에 따라 반환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불상은 1330년께 서산 부석사에서 만들어졌으나 일본으로 건너가 관음사에 안치돼 있다가, 지난해 10월 절도범에 의해 한국으로 반입됐다. 한국 정부가 절도범을 붙잡아 불상을 압수하자, 일본은 반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국 법원은 지난달 일본 관음사가 불상을 정당하게 취득한 사실이 소송을 통해 확정될 때까지 불상을 일본에 반환하지 말라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일본 정부와 관음사는 이에 대해 즉시 불상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석사 승려들은 관음사를 방문하며 한 현대 작가가 20여년 전 제작한 청동 불상과 마스코트 인형 3점을 선물로 갖고갔지만, 면담을 거부당해 전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법원에 불상을 일본에 넘기지 말라고 소송을 낸 부석사 쪽도 불상을 넘길 수는 없다는 뜻이 확고하다. 원우 스님 등은 현지 기자회견에서 “불상을 일본에 준 기록이 한국에 남아있지 않고, 머리 부분이 일부 파손돼 있다. 한국 쪽에서 불상을 일본에 반환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은 기대하기 어렵다. 논의를 통해 원만하게 처리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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