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 1700㎞ ‘오키노토리시마’
중국 견제·해저개발 동시에 노려
중국 견제·해저개발 동시에 노려
일본이 도쿄에서 남쪽으로 1700㎞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암초 주변에 9000억원가량의 돈을 들여 배를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 일에 착수했다. 해저 자원 개발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게 명분이지만, 실제로는 이를 섬으로 간주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아사히신문> 보도를 보면, 국토교통성은 일본 남단 오키노토리시마에 160m 길이의 접안시설 건설 공사에 착수했다. 총 공사비 750억엔을 투입한다.
오키노토리시마는 오가사와라 군도에서 남쪽으로 900㎞나 떨어진 곳에 있는 암초로, 일본은 섬이라는 뜻의 ‘시마’를 붙여 부르고 있다. 산호초는 동서로 약 4.5㎞, 남북으로 1.7㎞가량 펼쳐져 있는데, 만조 때도 물에 잠기지 않는 동소도와 서소도의 면적은 등기부등본상 9㎡에 불과하다. 일본은 파도로 이 암초가 침식돼 사라지는 것을 막으려고 1987년 철제 블록과 콘크리트로 섬 주변을 둘러쌌다.
국토교통성은 2016년 말까지 산호초를 해저 8m까지 제거하고, 길이 130m에 이르는 해양조사선이 정박할 수 있는 항구를 만들 계획이다. 국토교통성은 이 일대 해저에 니켈과 코발트, 백금 등 금속을 함유한 망간단괴가 많이 쌓여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개발기구의 조사 결과로는 일본이 오키노토리시마를 기점으로 설정한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 1100억엔어치의 자원이 묻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업적 이용을 전제로 배타적 경제수역 안의 자원 조사를 해온 경제산업성은 “오키노토리시마 주변은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망간단괴에 섞여 있는 광물질 가운데는 리튬 이온 전지에 쓰이는 코발트가 가장 가치가 높은데, 이 일대의 망간단괴에는 코발트의 함유량이 적은 까닭이다. 해저 자원은 발견된다고 해도 민간 자본이 개발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다.
<아사히신문>은 “채산성이나 장래성을 명분으로 항구를 건설하는 이면에는 거점을 만들어 일본 국토보다 넓은 40만㎢에 이르는 배타적 경제수역을 유지하고 싶다는 일본 정부의 목적이 있다”며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 진출을 노리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중국은 오키노토리시마를 암초로 보고 섬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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