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예년보다 10일 가량 일찍 만개
3월 들어 갑작스레 날씨가 따뜻해져 일본에서 벚꽃이 예년보다 10일 가량 일찍 만개했다. 봄축제인 벚꽃놀이가 예상보다 너무 일찍 시작되자, 상인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도쿄에서는 벚꽃 개화가 16일 시작됐으며, 기상청은 22일 ‘만개’를 선언했다. 이는 관측 사상 두 번째로 빠른 만개다. 올해 벚꽃 개화가 이렇게 이른 것은 1, 2월에 예년보다 추운 날씨가 이어지다 3월 들어 갑자기 날씨가 따뜻해진 영향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한다. 도쿄의 평균 기온은 1, 2월에 에년보다 0.5도 낮았으나, 3월에는 23일까지 예년보다 3.2도나 높다. 최고기온이 20도를 넘는 날도 7일이나 됐다. 추운 겨울과 따뜻한 봄이 겹쳐, 꽃눈이 일찍 열렸다는 것이다.
벚꽃 개화가 이렇게 이르자 각지의 벚꽃 축제 일정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25일 <아사히신문> 보도를 보면, 도쿄도 지요다구관광협회는 애초 29일 시작하려던 지도리가후치 주변 벚꽃축제를 22일로 앞당겨 시작했다. 하지만 갑작스레 일정을 앞당긴 탓에 안내 자원봉사자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구청 직원을 보내 안내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 열리는 밤벚꽃축제의 조명을 맡고 있는 미쓰비시중공업 공조시스템이란 회사는 보유하고 있는 기자재를 이곳에 전량 투입했다. 4월7일에 축제가 끝나면 도호쿠(동북) 지방의 꽃놀이에 쓸 예정이지만, 북쪽지방도 벚꽃 개화가 일러서 때를 맞출 수 있을지 회사 쪽은 걱정하고 있다.
지바현 미도시 관광협회도 애초 4월1일~15일로 예정한 벚꽃축제 일정을 3월23일~4월7일로 9일 앞당겼다. 이 축제는 올해로 29번째인데, 일정을 앞당긴 것은 처음이다.
도쿄도 메구로구 나카메구로역 앞 상가진흥조합은 메구로강 주변에서 4월1일부터 10일까지 열 예정이던 축제를 앞당길까 고민했지만, 7일 열릴 행사 출연자의 일정을 바꿀 수가 없어,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조합 쪽은 꽃이 다 지지나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도쿄도 마치다시는 4월 6,7일 시내 3곳에서 열려던 벚꽃축제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때가 되면 벚꽃이 이미 다 지리라 우려한 까닭이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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