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청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간사이 네트워크 대표(오른쪽 둘째)가 24일 오전 일본 오사카시청 기자실에서 하시모토 도루 시장과 면담을 거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사카/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2013.5.24%!^r%!^n
일본 순회 증언 김복동·길원옥씨
‘사죄쇼’ 소식에 면담계획 바꿔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뿐 판단”
하시모토 또 ‘강제동원 부정’ 발언
‘사죄쇼’ 소식에 면담계획 바꿔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뿐 판단”
하시모토 또 ‘강제동원 부정’ 발언
“위안부는 필요했다”는 망언을 한 하시모토 도루 일본유신회 대표(오사카 시장)와 옛 일본군에 위안부로 강제동원됐던 할머니들의 면담이 예정된 24일, 이른 아침부터 오사카 시청 앞이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간사이 네트워크’ 회원 등 일본 시민 100여명은 하시모토의 발언을 비난하며 “하시모토는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우익단체 회원 20여명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위안부 강제연행은 거짓말이다” 등의 글을 쓴 손팻말을 들고 확성기로 소란을 피웠다. 외신기자들도 대거 모여들어, 이날 만남에 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음을 보여줬다.
“위안부는 필요했다”는 망언을 한 하시모토 도루 일본유신회 대표(오사카 시장)와 옛 일본군에 위안부로 강제동원됐던 할머니들의 면담이 예정된 24일, 이른 아침부터 오사카 시청 앞이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간사이 네트워크’ 회원 등 일본 시민 100여명은 하시모토의 발언을 비난하며 “하시모토는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우익단체 회원 20여명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위안부 강제연행은 거짓말이다” 등의 글을 쓴 손팻말을 들고 확성기로 소란을 피웠다. 외신기자들도 대거 모여들어, 이날 만남에 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난 15일부터 일본의 여러 지역을 돌며 순회 증언 중인 김복동(88), 길원옥(86) 할머니는 이날 오전 성명을 발표해 하시모토 대표와의 면담을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하시모토 대표가 끝내 자신의 망언을 철회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를 만날 경우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뿐이라고 판단했다고 할머니들은 밝혔다.
할머니들은 성명에서 “우리는 하시모토가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고 우리에게 사죄를 하려고 만나겠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만날 생각을 했다”며 “(그러나 그것이) 순진한 생각이었음을 ‘반성 없는’ 하시모토 시장의 끊이지 않는 망언이 대변하고 있다. 결국 하시모토 시장은 면담의 대상이 아니라 ‘심판’의 대상일 뿐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발표했다.
할머니들은 이어 “여러 일본 기자들한테서 입수한 정보를 보면, 24일 면담에서 시장은 사죄 퍼포먼스를 미리 짜놓고, 심지어 무릎까지 꿇겠다는 일회적인 언론플레이를 준비한 것을 알게 되었다”며 “이 사죄 퍼포먼스는 시장 쪽이 자신의 반인권적인 발언이 아시아의 양심적인 시민사회는 물론 유엔과 미국 국무부, 미국 의회 등의 비판으로 이어져 곤란한 처지에 빠지자 자구책으로 강구된 각본임을 밝힌다”고 지적했다.
하시모토 대표는 “위안부 강제연행은 없었다”는 발언에 항의하려고 지난해 위안부 할머니들이 면담을 요청했을 때는 거부했다. 올해는 지난달의 면담 요청에 대답하지 않다가, 지난 13일 “전시 상황에서 위안부 제도는 필요했다”는 망언을 했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해 궁지에 몰리자, 면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그 뒤에도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지 않은 채 “여러 나라의 군대가 전쟁 때 여성을 매춘부로 동원했다”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간사이네트워크는 하시모토 대표가 진심을 담지 않은 채 위로하는 모습을 연출할 경우 할머니들이 현장에서 정신적 충격을 입을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도 하시모토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오후에 연 간이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가 위안소의 관리와 위안부 모집·이송에 개입한 것은 틀림이 없다”면서도 “민간 업자들에 의한 위안부 여성 강제연행은 있었을지 모르지만 국가의 의지로 여성을 강제로 납치하거나 인신매매한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도쿄전범재판 때 일본 군인의 진술, 생존 퇴역 군인들의 증언 등에 의해 강제동원 사례가 확인되고 있음을 무시한 것일 뿐만 아니라, 망언에 대해 쏟아지는 비판에 눈감은 발언이다.
하시모토 망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일본 안팎에서 계속 퍼지고 있다. 오사카부 의회 여성 의원 64명은 “하시모토 시장은 여성을 남성의 욕구의 대상으로밖에 보지 않는다. 남성의 존엄성마저 짓밟았다”며 망언의 철회와 사죄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도쿄신문>은 2차 대전 때 인도네시아에서 일본군에 끌려가 위안부로 고통을 겪은 네덜란드 여성들에 대한 보상사업을 담당했던 책임자 2명이 하시모토의 망언에 항의하는 서한을 네덜란드 주재 일본대사에게 지난 16일 보냈다고 보도했다.
오사카/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박 대통령, 전두환에게 받은 돈 사회환원 할까
■ 말기암 환자 치료 중단했는데 오히려 상태 좋아지고…
■ 정인영 아나운서의 키 ‘180㎝ 의혹’의 진실은?
■ 여자가 남친에게 가장 짜증날 때 1위는?
■ [화보] 2013년 칸의 여신은 누구?

일본군 `위안부%!^a 피해자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와 하시모토 도루 일본 오사카 시장의 면담이 취소된 24일 오전 일본 오사카시청 앞에서 하시모토 시장의 사죄를 촉구하는 일본 시민들의 서명을 시장에게 전달하려던 방청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간사이 네트워크 대표(왼쪽 둘째)와 회원들에게 일본의 한 보수단체 회원(맨왼쪽)이 다가와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오사카/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2013.5.24
지난 15일부터 일본 각지를 돌고 있는 옛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인 김복동(88)·길원옥(86) 할머니와 순회 증언 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활동가들,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간사이 네트워크’ 회원들이 24일 오전 일본 오사카시청 앞에서 하시모토 도루 시장의 망언을 규탄하며 사죄를 촉구하고 있다. 오사카/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 박 대통령, 전두환에게 받은 돈 사회환원 할까
■ 말기암 환자 치료 중단했는데 오히려 상태 좋아지고…
■ 정인영 아나운서의 키 ‘180㎝ 의혹’의 진실은?
■ 여자가 남친에게 가장 짜증날 때 1위는?
■ [화보] 2013년 칸의 여신은 누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