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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망언 제조기’ 하시모토 “나도 여성인권 수호자” 궤변

등록 2013-05-27 16:44

하시모토 도루 일본유신회 대표
하시모토 도루 일본유신회 대표
“국가가 여성 납치한 사실 없다” 망언 되풀이
“일본 언론이 발언 잘못 전해” 미디어 탓만
“일본이 국가의 의지로서 여성(위안부)을 납치하거나 인신매매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하시모토 도루 일본유신회 대표(오사카시장)는 27일 낮 도쿄의 ‘일본 외국특파원 협회’에서 열린 두 시간 반에 걸친 기자회견에서 이 말을 수도 없이 되풀이했다. ‘위안부는 필요했다’는 자신의 발언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연 기자회견에서 그는 자신의 망언을 기자들이 잘못 보도했다고 강변하고, ‘고노 담화’를 사실상 부정했다. 그러면서도 전시중에 일어난 세계 각국의 여성에 대한 ‘성 유린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며, 마치 자신이 여성인권의 수호자인 양 자처했다.

내외신 기자 300여명이 회견장에 발디딜틈 없이 모여드는 등 큰 관심을 끈 이날 회견에서 하시모토 대표는 ‘위안부는 필요했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일본 언론의 보도는 ‘발언의 일부만을 떼어낸 것’으로, 자신의 가치관과 정반대로 자신의 이미지를 유포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시모토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총탄이 폭풍우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목숨을 걸고 달릴 때 어딘가에서 휴식을 취하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위안부 제도는 필요한 것이었음을 누구라도 알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하시모토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위안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각국의 군의 생각을 말한 것인데, 마치 내 생각을 말한 것처럼 보도됐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여성 멸시 발언을 한 것처럼 비친 것은 ‘통한의 극치’라고 말했다. 그의 사고의 일단을 보여준 오키나와 후텐마기지의 미군사령관에게 ‘풍속업소(성매매업) 이용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미군 성범죄 방지에 대한 의욕이 지나쳐서” 나온 것으로서, 철회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시모토 대표는 “일본 병사들이 전쟁기에 위안부를 이용한 것은 여성의 존엄과 인권을 유린한,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잘못을 진지하게 사죄하고 반성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자신의 이른바 위안부 발언은 고노담화의 명확하지 않은 부분을 거론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해명했다. 그는 민간업자에 의한 인신매매는 있었을지 몰라도, 국가에 의한 납치나 인신매매가 있었다는 것은 인정할 근거가 없다는 게 많은 일본 역사학자의 견해라고 강조했다. 고노담화는 이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 모호하게 서술돼 있으므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하시모토 대표는 또 위안부로 일한 여성들이 자신의 의지에 반해 위안부로 일했을 것이며, 군이 시설을 관리하고 위안부를 이송하는 데 개입한 사실만 인정하고, 위안부 활용에 군의 강제성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끝까지 피했다. 그는 ‘강제연행됐다는 위안부의 증언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증언을 뒷받침할 만한 합리성에 의문이 있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시모토 대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옛 소련의 군대, 그리고 한국전쟁 때와 베트남 전쟁 때의 한국군도 전쟁터에서 여성의 인권을 유린한 사실이 있다”며,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옛 일본군 위안부도 이와 같은 성격의 것으로, 일본 특유의 문제가 아니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일본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실을 명확히 한 바탕 뒤에, 세계 각국의 전시 여성 인권 유린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전쟁터에서 군과 여성 인권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21세기 어성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각국이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치 여성인권 운동가로 변신한 듯한 발언이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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