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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하시모토 또다시 발뺌…변명·궤변만 늘어놔

등록 2013-05-27 20:34수정 2013-05-27 21:17

도쿄서 2시간반 동안 기자회견
“일본 납치·인신매매 근거 없다”
여성인권 수호자 자처 발언도
“일본이 국가의 의지로 여성(위안부)을 납치하거나 인신매매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하시모토 도루 일본유신회 대표(오사카 시장)는 27일 낮 도쿄 일본외국특파원협회에서 두시간 반에 걸쳐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 말을 셀 수 없이 되풀이했다. ‘위안부는 필요했다’는 발언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연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는 자신의 발언을 “기자들이 잘못 보도했다”고 강변하는 등 궤변을 계속 늘어놨다. 일본군의 개입과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도 사실상 부정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에 대해선 ‘합리성이 없다’며 인정하길 거부했다. 그러면서도 전시에 일어난 세계 각국의 여성 성유린을 조사해야 한다며, 여성인권의 수호자인 양 자처했다.

내외신 기자 300여명이 발디딜 틈도 없이 모여드는 등 큰 관심을 끈 이날 회견에서 하시모토 대표는 ‘위안부는 필요했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일본 언론의 보도는 ‘발언의 일부만을 떼어낸 것’으로, 자신의 가치관과 정반대 이미지를 유포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총탄이 폭풍우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목숨을 걸고 달릴 때 어딘가에서 (병사들이) 휴식을 취하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위안부 제도는 필요한 것이었음을 누구라도 알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회견에서 “각국의 군이 위안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 것인데, 마치 내 생각을 말한 것처럼 보도됐다”고 주장했다.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 미군 사령관에게 ‘풍속업소(성매매업) 이용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미군 성범죄 방지에 대한 의욕이 지나쳐서” 나온 것으로서, 철회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위안부 동원 과정에 일본 정부 차원의 개입을 부정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민간업자에 의한 인신매매는 있었을지 몰라도 국가에 의한 납치, 인신매매가 있었다는 것은 인정할 근거가 없다는 게 많은 일본 역사학자의 견해”라며, 고노담화는 이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 모호하게 서술돼 있으므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보여주는 증거가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은 이를 뒷받침할 합리성이 없다는 게 고노담화 작성 당시 관리의 말”이라며, 인정을 거부했다.

하시모토 대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영국·프랑스·독일·소련의 군대, 그리고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 때의 한국군도 전쟁터에서 여성의 인권을 유린한 사실이 있다며, 이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고 강변했다.

잇단 망언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하시모토 대표가 이끄는 일본유신회에 대한 일본 내 여론은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7월 참의원 선거 비례구에서 일본유신회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대답이 3%에 그쳐, 지난달 조사 때의 9%에서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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