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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왕세자비의 힘겨운 결혼 20년
2003년부터 요양 생활 중

등록 2013-06-06 17:39수정 2013-06-06 20:11

왕위 계승 아들 낳지 못한 중압감이 적응장애?
1993년 6월9일, 일본 열도는 나루히토 왕세자(일본에선 황태자라 부른다)와 마사코 비의 결혼식으로 들썩거렸다. 퍼레이드가 펼쳐진 도쿄의 길가에는 19만명이 모여들었고, 이를 생중계한 텔레비전 시청률이 80%에 이르렀다.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외교관 출신의 재원인 오와다 마사코는 국민을 향해 손을 흔드는 왕세자 옆자리에 앉아 활짝 웃는 모습의 사진을 남겼다.

9일 두 사람은 결혼 20돌을 맞는다. 그러나 마사코 왕세자비는 이미 10년째 그 환한 웃음을 보여준 적이 없다.

마사코비는 결혼 뒤인 1994년과 이듬해엔 왕세자와 함께 외국을 방문했다. 2002년까지는 자신의 생일이나 딸을 낳았을 때 기자회견에 응했다. 그러나 2003년부터는 요양 생활에 들어갔고 언론과 만나지 않는다. 오랜 기간 외국 방문도 하지 않았다. 2004년 7월 왕실을 관장하는 기관인 궁내청이 공식적으로 밝힌 마사코비의 건강 문제는 ‘적응장애’다. 그 두 달 전 왕세자는 기자회견에서 “마사코의 직업 경력이나 인격을 부정하는 듯한 움직임이 있었다”고 말했다.

6일 <아사히신문>은 고통의 핵심 원인은 임신·출산 기대에 대한 중압감이었다고 보도했다. 마사코비는 2001년 말 딸 아이코를 어렵게 낳았다. 그러나 왕위를 계승할 아들을 낳지 못했다. 마사코비는 올해 49살, 왕세자는 53살이다. 딸 아이코가 2010년 3월 등교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한 것도 적잖은 심적 부담을 안긴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코비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뒤 8월까지 몇 차례 지방 위로 방문에 나섰다. 지난 4월에는 네덜란드 국왕 즉위식에 참석하느라, 11년 만에 외국 나들이도 했다. 그러나 이번 달 왕세자의 스페인 방문에는 동행하지 않는다. 그의 건강이 여전히 좋지 않아, 대부분의 국내 행사엔 왕세자 홀로 참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말 만 80살이 되는 아키히토 일왕의 뒤를 이어 나루히토 왕세자가 왕위를 물려받은 뒤에도 홀로 공무를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논픽션 작가 호사카 마사야스는 “현재의 왕과 왕비는 부부가 함께 공무에 참가해 왔지만, 과거에는 여러 방식이 있었다”며 “국민에게 이유를 잘 설명하면 마사코비는 요양을 우선하며 가능한 한도 안에서만 공무나 제사에 참가하고, 보통의 공무는 왕세자 혼자 참석하는 것도 선택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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