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31일 도쿄 신주쿠 한류거리에서 우익단체 회원들이 거리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편에서 이들의 인종차별주의와 잘못된 역사관을 비판하는 시민들이 인도에 모여 항의하고 있다. 한겨레 정남구 기자
우익단체-반대쪽 충돌
양쪽서 8명 경찰 연행
양쪽서 8명 경찰 연행
일본 도쿄 신주쿠 한인거리에서 올해 들어 몇 주 간격을 두고 계속되고 있는 우익단체의 반한 시위가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일본 경찰은 16일 오후 우익단체 시위에 항의하던 시민을 폭행한 혐의로 ‘재일한국인의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재특회) 대표 사쿠라이 마코토(본명 다카다 마코토·41)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우익단체 회원들과 이들의 활동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가한 이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곳곳에서 벌어져 양쪽에서 4명씩 모두 8명이 경찰에 체포(연행)됐다고 일본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일본 우익단체 회원들은 16일 오후 3시부터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류거리’로 불리는 신오쿠보 일대에서 한 시간가량 거리시위를 벌였다. 이들의 혐한 시위를 비판하고 항의하는 인권단체 회원 등 350명가량도 인도에서 대항 시위를 벌였다. <마이니치신문>은 “거리시위가 시작되기 전인 오후 2시께 사쿠라이가 집회 장소로 이동하던 중 신주쿠역 근처에서 마주친 항의 시위 참가자 세이 요시아키(46)의 멱살을 잡고 침을 뱉은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세이도 사쿠라이의 안경을 쳐서 떨어뜨린 혐의로 체포됐다.
그 뒤 우익단체의 거리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비닐우산으로 상대편의 머리를 치거나, 얼굴을 때린 혐의 등으로 양쪽 시위 참가자 3명씩 모두 6명이 더 체포됐다. <마이니치신문>은 “여기저기서 승강이가 벌어졌으며, 얼굴에서 피를 흘리거나 거리에 주저앉는 사람의 모습도 보였다”고 전했다.
그동안 우익 시위대와 이에 항의하는 사람들 사이에 거친 설전이 오가기는 했지만, 물리적 충돌이 곳곳에서 벌어진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지난달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혐한 시위 때 항의시위대에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40대 우익단체 회원이 체포된 일을 계기로, 우익단체가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쿠라이 재특회 회장은 지난 1일 시나가와구에서 열린 우익단체 단합대회에서 “항의시위대가 우리를 자극해 우리 쪽 참가자가 경찰에 체포되는 일이 일어났다. 우리라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며, 폭력을 불사할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우익단체의 거친 움직임이 항의시위대의 지속적인 활동에 짜증이 나서인지, 한류거리의 이미지를 더 깎아내리려는 계산에서 나온 행동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재특회 회원들은 17일 오전 11시 신주쿠경찰서 앞에서 사쿠라이를 체포한 것은 부당하다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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