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국민 ‘아베노믹스’ 기대치 낮아져

‘아사히’ 조사…낙관보다 회의 커져
“고용·가계소득 증대 기대” 질문에
부정적 답변 두달만에 36%→45%

실물경제 순항에도 가계소득 제자리
엔화약세 따라 원자재 가격 인상
경제회복 전 물가만 오를 위험도

일본 아베 신조 정부가 아베노믹스의 닻을 올린 지 약 6개월, 이 경제정책에 대한 일본 국민의 기대가 조금씩 엷어져가고 있다. 과감한 통화완화를 핵심으로 한 새 정책이 경제를 회복시키리라는 기대가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이 정책이 고용과 가계소득의 증가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기대보다 더 커졌다.

<아사히신문>은 아베노믹스가 고용 및 가계소득의 증가로 이어지리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36%만이 그렇다고 대답하고 45%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1일 보도했다. 5월 조사에서는 44%가 그렇다, 36%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역전됐다.

아베노믹스의 초기 효과만 보면, 대체로 순항 중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지난해 10월1일 달러당 78엔이던 엔화가치는 5월23일 103.5엔까지 떨어졌다가 6월15일 94.2엔으로 반등했지만, 그뒤 원래 흐름으로 다시 돌아가 1일 99엔대로 다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수출업체 수익 증가에 대한 기대가 커져, 1만2445엔(6월13일)까지 반락한 닛케이평균주가도 1일 1만3852엔까지 회복했다.

실물경제 흐름도 좋은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5월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2% 증가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소비심리도 계속 개선되고 있다. 아베노믹스가 목표로 하고 있는 ‘2015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2% 달성’이 실현될지 가늠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물가 상승률은 조만간 플러스로 돌아서리라 예상된다. 소비자물가지수는 3월에 전월 대비 0.2%, 4월엔 0.3%, 5월 0.1% 등 석달 연속 상승했다. 5월의 경우 전년 동월에 비해선 0.3% 낮은 상태지만, 3월의 0.9% 하락에 견주면 크게 개선된 것이다.

하지만, 노동자 임금과 가계의 소득이 아직 뚜렷한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물가가 오르는 것에 대한 경계감이 적지 않다. 엔화 약세로 수입 연료 가격이 올라 전기·가스 요금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1일 <도쿄신문> 보도를 보면, 주요 기업들이 식용유와 빵, 햄 등 식료품 가격을 이달부터 크게 올린다. 지난달 일부 업체가 단행한 밀가루 가격 인상에도 이달 들어 다른 업체들이 합류하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물가 상승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가계는 경제가 본격 회복되기도 전에 물가 상승(실질소득 감소)의 부담을 짊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아베노믹스가 장기간 침체에 빠져 있던 일본 경제를 회복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아직은 크다. <마이니치신문>이 6월29~30일 실시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금융완화를 계속 시행해야 한다는 대답이 59%(반대는 31%)에 이르렀고, 아베노믹스로 경기가 회복되리라는 대답도 55%에 이르렀다. 그러나 경기회복을 기대한다는 대답이 3월 조사 때의 65%에서 4월 60%, 5월 59%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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