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때 오바마 지지한 캐럴라인
WP “정치경험 없는데 기부 보답”
일 정부는 `‘관계중시 반영’ 기대감
WP “정치경험 없는데 기부 보답”
일 정부는 `‘관계중시 반영’ 기대감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캐롤라인 케네디(55)가 차기 주일 미국대사로 내정됐다고 일본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이) 일본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크게 환영했다. 그러나 외교 전문가가 아닌 사람을 논공행상 차원에서 주요국 대사에 임명한 것을 두고 미국 내에선 비판도 나온다.
지난 4월부터 현 존 루스 대사의 후임으로 거론되던 캐롤라인을 오바마 정부가 차기 주일대사로 내정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미-일 관계 소식통들을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다. 여성이 주일 미국대사를 맡는 것은 처음이다. 미국 정부는 조만간 내정 사실을 공표하고, 상원 인준 청문회를 열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은 가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지명도가 높고 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과의 인맥도 많은 캐롤라인을 주일대사에 내정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가 미-일 관계를 그만큼 중시하고 있다는 표시로 받아들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총리가 추진하는 미-일 동맹 강화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인사는 논공행상 성격이 짙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캐롤라인은 지난 2008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이 벌어질 때 일찌감치 오바마를 지지했다. 또 2008년과 2012년 대선에서 오바마의 선거자금 모금에도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사히신문>은 “1945년 이후 미국의 대사 임명 과정을 보면 70%는 직업 외교관이었고, 나머지는 정치적인 인사였다”며 “외교관이 아닌 사람을 기용한 경우 선거과정에서 큰 구실을 하거나 정치자금 모금에 기여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 루스 주일대사도 오바마에게 거액의 정치자금을 기부한 지지자 중 한명이었다.
캐롤라인은 한때 뉴욕주 상원의원 후보로 거론되기는 했지만 정치 경험은 전혀 없다. 일본과의 인연은 1980년 신혼여행으로 일본을 방문한 것 정도가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주일대사로서 주요한 사안에 대해 정치적 수완을 발휘할 수 있을 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거액 기부자에게 대사 자리를 내주는 관행은 오바마 행정부 들어서도 전혀 쇠퇴하지 않고 있다”고 13일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사설에서 “캐롤라인의 얇은 이력서와 일본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이번 인사는) 아주 심한 (논공행상) 사례다”라고 비판했다.
케네디 가문은 대통령 외에 법무장관(로버트 케네디)과 상원의원(에드워드 케네디), 하원의원(로버트 케네디의 아들 조지프 케네디 2세와 그 아들 조지프 케네디 3세, 에드워드 케네디의 아들 패트릭 케네디)을 배출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프는 영국 대사를 지냈다. 한편 캐롤라인의 남동생인 존 주니어는 1999년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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