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가쿠인대학 학장에 선임된 강상중(62) 교수
강상중 교수, 세이가쿠인대학 총장에 선임
재일동포 최초로 총장 맡아
내년 4월부터 5년임기 시작
재일동포 최초로 총장 맡아
내년 4월부터 5년임기 시작
한국 국적의 재일동포로 사상 처음 일본 국립도쿄대학 정교수에 임용됐던 강상중(62·사진) 세이가쿠인대학 교수가 이 대학의 학장(한국의 총장에 해당)에 선임됐다.
30일 세이가쿠인(성학원)대학이 누리집을 통해 밝힌 내용을 보면, 이 대학 이사회는 지난 22일 임기 만료를 앞둔 현 학장의 후임으로 강 교수를 선임했다. 임기는 내년 4월 시작되며 5년간이다. 한국 국적의 재일동포가 일본 종합대학의 총장에 선임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강 교수는 이날 한국 언론과의 통화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5년 임기 동안 학교가 한국과 일본 사이의 가교 구실을 해낼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세이가쿠인대학은 사이타마현 아게오시에 있는 기독교계 사립대로 한국과 학술 교류가 많은 학교다. 그는 도쿄대학을 그만두고, 지난 4월부터 이 대학에서 특정 학과에 소속되지 않는 ‘전학교수’로 일해왔다. 당시 도쿄대 퇴임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그는 “아게오시에 있는 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결혼식을 올렸다”는 인연을 소개하며,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생각에서 세이가쿠인대학을 선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도쿄대학 명예교수직도 맡고 있다.
1950년 재일 한국인 2세로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태어난 강 교수는 와세다대학을 졸업하고 독일 유학을 거쳐, 98년 도쿄대(정치학) 정교수가 됐다. 그 뒤 15년간 도쿄대 사회정보연구소와 정보학연구소 교수, 현대한국연구센터장으로 일하면서 활발한 저술 활동과 텔레비전 출연, 신문 기고 등을 통해 재일동포의 정체성, 한-일 관계 등 여러 분야에 대해 자신의 독특한 견해를 주장해왔다.
강 교수는 <고민하는 힘> 등의 저서로 일본에서도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최근 내놓은 <마음>이란 책도 베스트셀러가 됐다. 개인사를 담은 소설 <어머니>를 쓰기도 했다. 최근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귀태(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는 뜻)의 후손’이라는 말도, 강 교수가 현무암 교수와 공동으로 쓴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란 책의 본문에 등장하는 표현이다.
재일동포 출신으로는 지난해 한방전문의인 정종철(64)씨가 사이타마현에 있는 단과대인 일본약과대학의 학장에 선임된 바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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