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헬기 추락사고 일어나자
일본서 배치 반대 더 거세져
일본서 배치 반대 더 거세져
* 신형 수송기 : 오스프리
일본 오키나와의 미군기지에서 5일 발생한 미군 헬기 추락 사고로 미 해병대의 신형 수직이착륙 수송기 오스프리의 오키나와 배치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미군은 이미 후텐마 기지에 도착한 오스프리 2대에 이어, 추가로 배치할 예정이던 10대의 이송을 보류하기로 했다. 오키나와 주민들의 오스프리 배치 반대운동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일본 언론은 “5일 오후 4시께 오키나와 중부 기노자촌의 미군기지 캠프 한센에서 재난구조용 헬기인 HH-60이 기지 안 산에 추락해 기체와 주변 산자락이 불에 탔다”며 “승무원 3명은 탈출했으나 1명은 행방불명됐다”고 6일 보도했다.
이번 사고는 미 해병대가 일본 본섬의 이와쿠니 기지(야마구치현)에서 시험비행을 해온 신형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를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로 막 옮기기 시작해, 오키나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일어났다. 미군은 3일 2대를 이송한 뒤 5일에도 추가로 이송할 예정이었으나, 오키나와 주민들이 이날도 후텐마 기지 앞에서 오스프리 배치 반대 시위를 벌여 이송이 늦어지던 상황에서 헬기 추락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은 존 루스 주일 미국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유감의 뜻을 밝히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일본 정부는 사고 기종의 헬기 운항도 사고 원인 규명 때까지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 해병대는 5일 밤 오스프리의 이송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오키나와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주일미군 기지가 집중된 오키나와에서는 2004년 8월 기노완시의 오키나와국제대학에 미군의 대형 수송용 헬기가 추락해 승무원 3명이 다치는 등 그동안 크고 작은 헬기사고가 잇따랐다. 주민들이 오스프리 배치에 반대하는 것도 그동안 다른 지역에서 수많은 사고를 낸 기종인 탓이 크다. 이번에 헬기가 추락한 지점은 기노자 촌사무소에서 4㎞ 거리, 가까운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1㎞ 거리에 있다. 주민들은 “오키나와의 하늘이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한번 증명됐다. 만약 시내에 추락했다면 어찌될 뻔했는가”라며 불안과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오키나와의 기초 지방자치단체장들은 6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이미 배치된 2기의 오스프리를 철수시키고, 10기의 이송을 중단하라고 미군에 요구했다. 이들은 7일부터 도쿄의 총리관저와 외무성, 주일 미국대사관 등을 항의 방문하기로 했다고 오키나와의 일간지 <류큐신보>가 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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