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IOC총회서 개최지 결정
마드리드·이스탄불과 경쟁
마드리드·이스탄불과 경쟁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7일(한국시각 8일 새벽)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도쿄가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리라는 기대에 일본이 잔뜩 부풀어 있다. 올림픽을 개최하면 수혜 업종으로 거론되는 건설업체들의 주가는 상승세가 이어져 올들어 지난 3일까지 50%가량 올랐다. 방송국들은 8일 특집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1964년 아시아 국가 도시로서는 처음으로 하계 올림픽을 개최한 도쿄는 이시하라 신타로 지사 시절에 2016년 하계 올림픽 유치전에 나섰다가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 밀린 바 있다. 이번에는 3·11 동일본 대지진으로 침체한 일본의 분위기를 바꾸자는 목표를 내걸고 재도전에 나서 총력전을 펴고 있다.
올림픽 유치가 도쿄도의 행사이지만,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지구의 외교’란 말을 만들어가며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정상외교를 펼쳐 왔다. ‘왕실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논란을 무릅쓰고 왕족도 동원하고 있다. 7일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 프리젠테이션에 아키히토 왕의 사촌인 다카마도노미야 노리히토(사망)의 부인 히사코를 3분가량 출연시켜 동일본 대지진 복구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에 사의를 표하기로 했다. 히사코는 일본축구협회 명예총재를 맡고 있으며, 세계스포츠계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도쿄가 개최지로 결정되면 큰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 올림픽이 열릴 때까지 해마다 2% 이상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한 증권분석가의 말을 따서 보도했다. 도쿄에서 올림픽이 열리면 건설 특수가 일어나게 된다. 올 들어 미쓰이부동산의 주가가 50% 오르는 등 올림픽 관련 주로 분류되는 79개 회사의 주가가 3일까지 평균 47.3% 올랐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도쿄와 경쟁을 벌이는 도시는 스페인의 마드리드와 터키의 이스탄불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6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세 후보지 모두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6월부터 반정부시위가 격하게 벌어진 터키 이스탄불이 현재 조금 뒤쳐져 있지만, 세 도시 모두 확보한 표에 큰 차이는 없다는 분석이 많다. 토머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 현지에서의 프리젠테이션이 극히 중요하다. 거기서 승부가 갈릴 것이다”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가 약점으로 부각되자, 정부가 전면에 나서서 해결하겠다는 서한을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들에게 최근 보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은 도시가 없으면 3위 도시의 표를 많이 끌어가는 쪽이 결선투표의 승자가 된다. 이 경우 일본이 썩 유리하지만은 않다. 지난 4월26일 이노세 나오키 도쿄도지사가 <뉴욕타임즈>와 한 인터뷰에서 “이슬람 국가가 공유하는 건 알라신뿐이고, 서로 싸움만 하고 계급도 있다”고 말해 일으킨 파문은 이슬람 국가의 표를 얻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의 위안부 망언, ‘나치의 헌법 개정 수법을 배우자’는 아소 다로 부총리의 망언도 부정적인 요소다. 아베 총리는 7일 총회에 직접 참석하는 등 끝까지 유치전에 힘을 쏟기로 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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