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센카쿠 국유화 1년…치열해진 군비 경쟁
국유화 이후 중일관계 급랭
무역·인적교류 갈수록 악화
국유화 이후 중일관계 급랭
무역·인적교류 갈수록 악화
일본 정부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무인도 3개를 민간인한테서 사들여 국유화한 지 11일로 1년을 맞는다. 그 사이 중국은 정부 선박을 일본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는 해역에 60차례 가까이 들여보냈다. 일본의 실효지배를 무력화하려는 것이다. 중국은 10일엔 대규모 군사훈련도 시작해 긴장을 조성했다. 일본은 대중국 수출이 크게 줄어드는 등 손실이 있지만, 방위력 증강에 본격 나서는 등 중국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 실효지배 흠집내는 중국 중국 해양경찰국 소속 선박 7척이 10일 오전 10시께 일본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는 센카쿠열도의 해역에 진입했다. 지난 4월23일 8척이 진입한 이후 최대 규모다. 일본이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센카쿠열도의 무인도 국유화를 강행한 이후 중국 선박이 이 해역에 진입해 일본 해양감시선과 대치한 것은 이날까지 59번에 이른다. 중국 해양국은 “중국은 지속적으로 댜오위다오 주권 보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 <해방군보>는 “중앙군사위원회 비준에 따라 난징, 광저우 군구 육군과 공군 병력 4만여명이 참여하는 ‘사명행동 2013’ 훈련을 10일부터 실시한다”며 “이는 싸울 준비가 돼 있고, 싸우면 이기는 군대를 건설하라는 시진핑 주석의 지시에 따른 연례 군사훈련이다”라고 이날 보도했다. 중국은 일본에 ‘영토 갈등’의 존재를 인정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으나, 일본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 일본 자동차 등 13% 수출 감소 센카쿠 국유화 이후 중국에서는 대규모 반일시위가 한동안 이어졌고, 일본 제품 불매 분위기가 번졌다. <아사히신문>이 중국 세관자료를 근거로 10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일본의 대중국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 줄었다. 8월엔 중국의 총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7% 늘었지만, 일본에서의 수입액은 9% 감소했다. 1년간 일본의 대중국 수출액을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가 31.1% 줄었고, 영상기기가 37.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인적 교류도 급감했다. 일본 정부 관광국 통계를 보면, 지난 7월 일본을 찾은 중국인은 14만명으로 2012년 7월의 24만4000여명에서 31.4%나 줄어 있다. 중국을 찾는 일본인도 30%가량 줄었다.
■ 방위력 증강으로 맞서는 일본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가 민간에서 사들이는 것을 차단하려고, 센카쿠열도 무인도를 국유화한 주체는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 정부였다. 지난해 12월 총선을 거쳐 집권한 자민당의 아베 신조 정부는 중국에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내년 방위예산을 올해보다 2.9% 늘려 국회에 요청하기로 했다. 일본은 해상자위대에 해병대 기능을 갖추게 하고, 무인정찰기의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일본의 방위예산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위협에도 2002년 4조9392억엔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감소해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0.8% 증액했으나 본격 증액은 내년부터 시작이다. 중-일 양국이 서로 한치도 물러서지 않은 채 센카쿠열도 영토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가고 있다.
도쿄 베이징/정남구 성연철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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