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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비밀보호법 통과 반발 확산
학자들 48년만에 집단행동 나서

등록 2013-11-29 19:45수정 2013-11-29 22:11

노벨상 수상자 등 연구분야 초월한
저명학자 31명 모임 꾸려 성명발표
“전쟁 향해 돌진했던 옛 정권 방불”
노벨상 수상자 2명을 포함한 일본 학자들이 특정비밀보호법에 반대하는 모임을 결성했다. 일본 학자들이 연구 분야를 뛰어넘어 모임을 결성해 정치적 반대운동에 나서는 것은 1955년 개헌반대를 위해 뭉친 이후 48년 만의 일이다. 일본에서 특정비밀보호법 제정 논란이 원전 문제와 함께 아베 신조 총리 정부에 맞서는 시민사회의 또 하나의 축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29일 <도쿄신문> 보도를 보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마스카와 도시히데 나고야대 특별교수,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시라카와 히데키 쓰쿠바대 명예교수와 함께 법학, 경제학, 철학 분야의 저명한 학자 31명이 28일 ‘특정비밀보호법에 반대하는 학자 모임’을 결성했다. 모임에는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강상중 세이가쿠인대 학장(총장) 내정자, 우쓰미 아이코 오사카경제법과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소장 등이 참가했다.

학자 모임은 성명에서 “특정비밀보호법안은 헌법의 기본적 인권과 평화주의를 위협하는 법으로, 즉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의원에서 법안을 강행 처리한 자민당에 대해서는 “전쟁으로 돌진해 나갔던 전쟁 전의 정권을 방불케 한다”고 비판했다. 고모리 요이치 ’개헌에 반대하는 9조의 모임’ 사무국장(도쿄대 교수)은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헌법을 위반하는 결정을 해놓고도 비밀로 해놓을 수 있다. 특정비밀보호법은 비밀보호법이 아니라, ‘비밀 은폐법’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모임에는 인터넷을 통해 300명 이상의 학자들이 찬성의 뜻을 밝혔으며, 찬성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도쿄신문>은 “학자들의 이런 모임은 기시 노부스케 정권 때인 1955년 (노벨상 수상자인) 유가와 히데키 등이 헌법문제연구회를 결성해 개헌 반대에 나선 이후 반세기 만의 일이다”라고 전했다. 기시 노부스케이는 현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로, 아베 총리는 그의 정치적 태도를 계승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혐한론>으로 유명한 보수적인 만화가 고바야시 요시노리도 특정비밀보호법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29일치 <아사히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권력의 거짓말을 폭로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성립하지 않는다. 보수라고 이 법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 법은 아베 정권의 ‘마초이즘’(남성우월주의)의 발현이다”라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 정부는 지난 26일 여론의 강한 반대 속에 중의원에서 특정비밀보호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28일부터는 참의원에서 심의가 시작돼 임시국회가 폐회하는 12월6일 참의원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법안에 반대하는 시민사회 단체들은 12월6일 전국 47개 모든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에서 반대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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