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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 현내 이전 허용키로

등록 2013-12-26 20:52수정 2013-12-26 21:44

일 정부 요청 후텐마 기지 이전 터
헤노코 앞바다 매립신청 수용 밝혀
나카이마 히로카즈 오키나와현 지사가 일본 정부가 요청한 헤노코 앞바다 매립 신청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이를 27일 발표하겠다는 뜻을 현 간부들에게 밝혔다고 오키나와의 지역지 <류큐신보>가 26일 보도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미군기지’로 꼽히는 후텐마 기지를 같은 현 안 나고시의 헤노코 앞바다를 매립해 만드는 터로 옮긴다는 미-일 양국 정부의 합의를 수용한다는 뜻으로, 오키나와현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이날 인터넷판 기사에서 “나카이마 지사가 25일 도쿄 총리공관에서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나 미군기지로 인한 오키나와현의 부담을 줄이고 지역경제를 진흥하기 위한 대책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매립 허가를 내주기로 판단을 굳혔다”고 전했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 3월 매립 허가를 오키나와현에 신청했다. 오키나와현이 매립 허가를 내주면 기지 이전과 관련한 행정상의 장애물은 사라진다.

나카이마 지사는 후텐마 기지를 같은 현 안으로 옮기는 데 대한 지역 주민들의 강한 반대 여론에 따라 매립 허가를 내주는 데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달 자신의 지지 기반인 자민당 오키나와현 지부가 현내 이전을 수용하기로 방침을 바꾸자,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25일 나카이마 지사와 만나 오키나와현의 미군기지 부담을 덜어주려고 2개의 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나는 후텐마 기지에 배치된 미군의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의 현내 운항횟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후텐마 기지의 운용을 5년 안에 중단하는 문제를 다룰 팀이다. 다른 하나는 우라소에시의 마키미나토 미군 보급기지를 조기에 일본에 반환하는 문제를 다루는 팀이다. 이에 대해 나카이마 지사는 “놀랄 만큼 훌륭한 내용이다. 현민을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카이마 지사가 요구한 주일미군 지위협정(SOFA) 개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일본 정부는 미군기지가 있는 지역의 일본 지방자치단체가 기지에서 환경조사를 할 수 있게 미국과 협의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도 25일 주일미군 기지 활동과 관련한 환경보호협약을 만들기 위해 미-일이 양자 협상에 착수한다는 일본 정부의 발표를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움직임이 나카이마 지사로 하여금 헤노코 매립 허가를 내줄 명분을 제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오키나와현 주민들이 이런 조건으로 후텐마 기지의 헤노코 이전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여론의 움직임은 다음달 19일 치러지는 나고시 시장 선거에서 뚜렷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남구 기자, 워싱턴/박현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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