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방해 형사특별법 적용키로
일본 오키나와현의 나카이마 히로카즈 지사가 미군 후텐마 기지 이전 예정지인 나고시 헤노코 앞바다 매립을 승인하면서, 일본 정부가 기지 이전을 위한 준비 작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역 주민들이 매립 공사를 방해할 경우 ’형사 특별법’을 적용해 엄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산케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일본 정부는 헤노코 연안 조사 및 매립공사에 대한 주민들의 방해 활동을 막으려고 방해활동이 벌어지면 ‘형사특별법’을 적용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형사특별법은 주일미군 지위협정(SOFA)의 부속 법으로 미군 시설이나 미군기지 구역에 침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 행위가 있으면 즉시 검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헤노코 매립지 주변에는 미군기지인 캠프 슈와브가 있어, 해안 일대가 무단 출입 금지 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오키나와의 헤노코 이전 반대운동가들은 지난 2002년 당국의 헤노코 앞바다 조사활동을 실력으로 저지한 바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에도 물리적인 방해 활동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산케이신문>은 방해 활동이 벌어질 경우 일본 정부가 해상보안청과 오키나와현 경찰을 투입해 엄격하게 단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새해 초부터 매립 공사를 위한 조사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조사와 설계에 1년 가량이 걸리고, 매립을 마치는 데 모두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키나와 현의회의 야당 의원들은 헤노코 이전 반대운동을 가속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의회의 4개 야당 교섭단체들은 28일 7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현청 앞에서 나카이마 지사가 헤노코 앞바다 매립허가를 내준 것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고, 1월9일엔 임시 현의회를 소집해 이를 추궁할 계획이라고 오키나와 지역지 <류큐신보>가 29일 보도했다. 나카이마 지사는 그동안 후텐마 기지의 ’현외 이전’을 주장해왔으나, 공약을 깨고 일본 방위성이 신청한 매립 허가를 27일 승인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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