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네즈 인상뒤 수요 크게 줄어
블룸버그 “소득이 물가 못따라가
수요증가 없는 나쁜 인플레 징후”
블룸버그 “소득이 물가 못따라가
수요증가 없는 나쁜 인플레 징후”
일본 최대의 마요네즈 생산업체인 큐피가 지난해 7월 마요네즈 값을 품목에 따라 최고 9% 올렸다. 다음달 식품업체 아지노모토도 뒤따라 값을 올렸다. 그 뒤 5개월 동안 일본의 마요네즈 생산량은 그 전 5개월간에 견줘 5.1% 줄었다. 11월에는 10% 넘게 줄었다.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줄어든 까닭이다. 일본의 생활물가가 오르자 생겨난 부작용의 한 단면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과감한 금융완화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나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6일 보도했다. 엔화 약세로 수입물가가 오르고 이에 따라 국내물가도 오르고 있지만 가계의 소득 증가율은 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해, 수요는 늘지 않은 채 물가 상승에 따른 가계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베 정부와 일본은행은 2014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2% 달성을 목표로 공격적으로 돈을 풀고 있다. 오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겠다는 게 목표다.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1월 전년 동월에 견줘 1.5%나 올랐다. 그런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상승률은 0.6%에 머물렀다. 물가 상승을 식품과 에너지 가격이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1월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월에 견줘 7.5%나 상승했고, 식품류는 1.9%나 올랐다.
문제는 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 있다. 통신은 16명의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달 31일 보도한 기사에서 4월에 시작되는 새 회계연도에 노동현금수지가 0.6% 증가하는 데 그치고, 소비세가 4월부터 현행 5%에서 8%로 오르면 소비자물가가 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한 바 있다.
수에히로 도루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마요네즈로 대표되는 식품과 일상용품의 가격 상승과 생산 감소에 대해 “수요 증가를 동반하지 못한 ‘나쁜 인플레이션’의 징조일지 모른다”며 “물가만 오르고 소득이 증가하지 않으니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말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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