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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열도가 경악했다

등록 2005-09-12 02:11수정 2005-09-12 02:56

[9·11 총선 표정]자민당 압승 “승리 예상했지만 이정도일 줄이야…”
민주당 참패 “선거구도 지극히 단순화… 벽 못넘어”
11일 일본 총선 투표가 마감된 직후 일제히 발표된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결과는 일본 열도를 경악시켰다. 자민당이 300석을 넘는 역사적 대승을 거둘 것으로 예측되자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특히 민주당이 강세를 보였던 도쿄 등 수도권과 대도시에서 전멸에 가까운 패배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호하는 자민=출구조사 발표에 이어 자민당 후보의 당선 소식이 잇따라 전달되자 자민당에선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이날 밤 10시 넘어 자민당 본부에 나타나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승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4년4개월간 총리로서 다양한 개혁을 추진해 왔으며 국민들이 지지로 화답해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임기 연장론에 대해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 만료와 함께 총리직에서 물러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초상집 분위기였다. 정권교체에 실패하면 대표직에 물러나겠다며 배수진을 친 오카다 가쓰야 대표는 “패배 때 물러나겠다는 약속에 변함이 없다”며 “선거 결과가 나오는 대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패배 원인에 대해 “연금과 재정, 출산율 저하 문제 등 우리의 시대인식을 쟁점화했으나 국민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았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정 반대파를 이끌어온 와다누키 다미스케 전 중의원 의장은 “자민당이 완전히 ‘고이즈미 당’이 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자민당의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에는 그동안 민주당 성향을 보였던 ‘무당파’가 과거와 다른 투표성향을 보인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성 자객들의 활약=고이즈미 총리가 자민당 반대파 죽이기를 위해 투입한 ‘여성 자객’들은 거의 대부분 정치권 진입에 성공했다. 이들은 소선거구에서 패배해도 당선될 수 있도록 비례대표 상위 순위에 중복 공천이 돼 있기 때문이다.

여성 자객 1호로 발탁된 고이케 유리코(53) 환경상은 선거 중반부터 반대파의 핵심 고바야시 고키(61) 전 재무부대신을 따돌렸다. 고이케 환경상은 개인적 인기가 높을 뿐 아니라 대도시를 휩쓴 고이즈미 열풍의 덕을 톡톡히 봤다. 재무성 과장을 지낸 가타야마 사쓰키(46)는 ‘미스 도쿄대’ 출신에 첫 여성 주계관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배경으로 화제를 몰고 다녔다. 지난해 7월 방위예산 편성을 맡은 주계관이던 그는 “잠수함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등의 주장을 펴며 자위대 구조개혁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고이케 유리코 일본 환경상이 11일 밤 도쿄 지역구 사무실에서 중의원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지지자에게서 받은 꽃다발을 들고 손을 흔들어 답례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
고이케 유리코 일본 환경상이 11일 밤 도쿄 지역구 사무실에서 중의원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지지자에게서 받은 꽃다발을 들고 손을 흔들어 답례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

여성 이코노미스트 사토 유카리(44)는 최초의 여성 총리 후보로 꼽혀온 거물 노다 세이코(45) 전 우정상과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제네바 군축회의 일본대표부 대사를 지낸 이노구치 구니코(53) 조치대 교수는 도쿄권 비례대표 1순위로 선거 전에 이미 당선을 확정지었다.

일본 프로야구 구단 인수전과 <후지텔레비전> 인수전에 뛰어들어 스타로 부상한 인터넷기업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32) 사장은 지역 기반이 튼실한 가메이 시즈카 전 자민당 정조회장을 상대로 힘겨운 선거전을 벌인 끝에 밤 12시 현재 패배가 거의 확정됐다.

퇴장하는 원로들=이번 선거로 물러나게 된 대표적 인물은 ‘호헌의 얼굴’인 도이 다카코(76) 전 사민당 당수다. 89년 참의원 선거 때 11명의 여성 의원을 당선시키며 이른바 ‘마돈나 열풍’을 일으켰던 11선 의원인 그는 긴키권 비례대표 최하위(5위)로 입후보해 낙선이 예고됐다.

하시모토 류타로(68) 전 총리는 지난해 치과의사회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소선거구 출마를 단념하고 비례대표를 희망했으나 거부당해 42년의 정치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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