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스케이트연맹 회장 하시모토 세이코의 강제 키스 논란을 보도한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
일본 피겨스케이트 스타인 다카하시 다이스케(28·남)에게 키스를 강요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일본스케이트연맹 회장 하시모토 세이코(49·여) 회장이 1일 열린 이사회에서 유임이 결정됐다.
하시모토 회장은 애초 ‘키스 강요’ 논란이 일자 사의를 표명했으나 이사회의 의견이 유임 쪽으로 기울자 최근 사의를 철회했다고 <스포츠 호치>는 이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은 하시모토 회장이 지난 2월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폐회식 뒤 열린 뒤풀이 자리에서 다카하시 선수를 껴안고 키스를 강요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하시모토 회장은 논란이 일자 공개 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1일 지팡이에 의지한 채 이사회에 나타났다. 그간 체중이 13㎏가량 체중이 줄었다고 한다. 그는 “지병이 재발해 병원에 입원해 있느라 대응이 늦었다. 스포츠계와 피계스케이팅을 지원해온 팬 여러분에게 큰 폐를 끼쳤다”고 사죄했다.
하지만 하시모토 회장은 키스 강요 논란에 대해서는 “딱딱한 선수단장보다는 솔직한 편이 선수도 편안해 할 수 있다고 스태프들이 말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소치올림픽 당시 일본 올림픽위원회(JOC) 상무이사 겸 선수강화본부장이었으며 선수단장도 맡고 있었다. 하시모토 회장은 키스 강요 논란을 처음 보도한 <슈칸분슌>에도 “키스 강요는 없었다. 뒤풀이 자리에서는 극히 자연스럽게 포옹이나 키스를 한다”고도 말했다.
하시모토 회장의 유임은 예상된 일이었다. 일본 올림픽위원회 회장인 다케다 쓰네카즈 회장이 지난달 22일 하시모토 회장의 키스 강요 논란에 대해서 “더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사건 당사자인 다카하시 선수도 지난달 21일 “뒤풀이 자리에서 술도 들어가고 해서 지나치게 흥이 올랐던 것 같다. 세크하라(성희롱)나 파와하라(상사의 괴롭힘)라는 느낌은 없었다”고 말했다.
하시모토 회장은 스케이트연맹 회장 자리를 8년째 지키고 있는데 1일 이사회에서 “내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을 지기로 했다”며 다음 임기에도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고 <스포츠 호치>는 전했다. 또 일본올림픽위원회 상무이사 겸 선수강화본부장 자리도 이번 일을 불문에 부치겠다는 일본올림픽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계속 맡기로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