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온타케산 분화 인명피해 속출

화산 분화로 회색 화산재에 온통 뒤덮인 일본 중부 온타케산에서 28일 소방대원들과 자위대 병사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27일 낮 갑자기 일어난 화산 분화로 등산객 31명이 심폐정지 상태이며, 부상자도 40명에 이른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전했다. 온타케산/AP 교도 연합뉴스

단풍 등산객들 유황연기에 질식
화산연기 상공 10km 이상 치솟아

일본 중부 온타케산의 화산 분화로 4명이 숨지고 등산객 27명이 심폐정지 상태에 빠졌다고 일본 경찰이 28일 밝혔다.

일본 경찰은 28일 나가노현과 기후현에 걸쳐 있는 해발 3067m의 온타케산 정상 부근에서 심폐정지된 등산객들을 발견해, 일부를 산기슭으로 옮겼다고 <교도통신> 등이 전했다. 경찰과 자위대는 28일 산 정상에서 수색을 벌이다 유황 연기가 짙어지면서 일단 하산했다.

온타케산은 27일 오전 11시53분께 예고 없이 분화하면서 대량의 화산재를 분출했다. 온타케산은 해발 3000m 이상의 고산 중에선 비교적 오르기 쉬운 편이라 평소에도 등산객들이 많다. 특히 사고가 일어난 27일에는 주말 단풍철을 맞아 등산객이 몰렸는데, 분화 가능성에 대한 사전 경고나 입산 통제 조처가 없었던 데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분화가 시작될 당시 정상에는 5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온타케산에서 하산한 한 여성은 “산 꼭대기에서 화산재에 묻혀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 2명을 봤다. 아마 사망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화산 분화 순간에 현장에 있었던 63살 남성은 “갑자기 굉음이 들리더니 작은 돌들이 하늘에서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하얀 연기가 치솟더니 순식간에 검은 연기로 바뀌고, 분진이 뒤덮였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27일 밤까지 230여명이 하산했으며, 대피소에서 밤을 보낸 등산객 중 일부는 28일 하산했는데 이들 가운데도 40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온타케산의 분화는 2007년 이후 7년 만이다.

분화 직후 화산 연기가 상공 10㎞ 이상까지 도달했던 것으로 보이며 28일에도 분화가 계속되고 있다. 온타케산은 현재 입산 규제가 내려진 것은 물론 주변 거주지역도 화산재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 일본 기상청은 화산재가 나가노현과 기후현에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화산 분화구에서 4㎞ 정도까지는 화산에서 날아든 돌들이 쏟아질 수 있다고도 밝혔다. 조기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