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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아베, ‘대적할 만한 세력’ 없는 지금이 적기 판단

등록 2014-11-18 20:03수정 2014-11-18 22:30

18일 일본 도쿄 외환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닛케이평균지수와 달러 대비 엔화 가치를 나타내는 전광판 밑에서 일하고 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아베 정권이 소비세율 2차 인상을 연기할 것이라는 소식에 전날보다 2.18% 급등한 17344.06으로 마감했다.  도쿄/AP 연합뉴스
18일 일본 도쿄 외환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닛케이평균지수와 달러 대비 엔화 가치를 나타내는 전광판 밑에서 일하고 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아베 정권이 소비세율 2차 인상을 연기할 것이라는 소식에 전날보다 2.18% 급등한 17344.06으로 마감했다. 도쿄/AP 연합뉴스
자민당 간부들 “내년엔 선거 어려워”
의원들 선거교실 여는 등 사전 준비
아베 지지율 47.9%…승산 높아
당리당략 따른 속내 드러내
일본 아베 정권의 중의원 해산 카드는 집권을 4년 더 연장하겠다는 노림수로 보인다.

아베 신조 총리가 18일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을 선언한 표면적인 이유는 내년 10월로 예정됐던 소비세율 2차 인상(8%→10%)을 연기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국민에게 묻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민주당 등 야당이 지지부진해 자민당에 대적할 만한 세력이 보이지 않는 지금 총선을 치러야, 선거에서 크게 이길 수 있다는 속셈이라는 분석이 많다.

<아사히신문>은 중의원 해산 움직임이 본격화한 지난 12일 ‘중의원 해산에 대의가 있는가’라는 사설에서, 여당 간부들 사이에 “원전 재가동과 집단적 자위권 관련 법률을 정비해야 하는 내년에 중의원 선거를 치르면 어려운 싸움이 된다”, “야당의 선거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지금이 유리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소비세율 인상 문제 때문에 중의원을 해산한다는 이야기를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당리당략 속내가 보이는 이번 ‘(중의원) 해산에 대의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자민당은 지난주 초선의원들을 대상으로 선거필승 교실을 여는 등 선거 준비를 착실히 진행해왔으며, 연립여당인 공명당도 지역 책임자들을 모아 선거 시나리오에 대해 설명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17일 “민주당이 2년 전 선거 패배로 아직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자민당은 선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가 18일 자민당 임시 간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총리 관저로 들어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 실시를 발표했다.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생상이 아베 총리 옆에서 입을 다문 채 앉아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아베 신조(오른쪽) 일본 총리가 18일 자민당 임시 간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총리 관저로 들어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 실시를 발표했다.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생상이 아베 총리 옆에서 입을 다문 채 앉아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양원제를 채택한 일본에서 상원 격인 참의원은 총리가 해산할 수 없으나 하원 격인 중의원은 총리가 해산할 수 있으며, 총리의 승부수로 간혹 활용돼왔다. 대표적인 인물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로 2005년 우정민영화법이 참의원에서 부결되자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에서 자민당의 압승을 이끌었다. 반면, 아소 다로 전 총리는 2009년 중의원을 해산하고 선거를 했다가 민주당에 패해, 자민당 장기집권의 막을 내리게 하는 실패를 겪었다.

아베 총리는 2006년 1차 내각 때부터 평화헌법을 고쳐 ‘전쟁할 수 있는 일본’을 만들자고 주장해온 보수 정치인이다. 그는 2012년 12월 2차 내각 출범 뒤에는 정치적 우경화를 더욱 급속히 추진해왔다. 총리 취임 일성으로 “(평화) 헌법을 개정하려 한다. 지난번 총리 때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못해 한스럽다”고 했다. 아베 총리는 올해 1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고, 7월에는 각의 결정(한국의 국무회의 의결)으로 헌법해석을 변경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했으며, 9월에는 위안부 연행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검증한다며 고노 담화를 흔들었다.

아베 정권은 경제적으로는 디플레이션 탈피를 외치며 아베노믹스를 추진해왔는데, 소비는 별로 늘지 않고 수출도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하게 증가하지 않아 최근에는 아베노믹스가 실패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아베 정권 지지율도 2차 내각 발족 직후인 2013년 1~2월의 61.4%에서 점점 떨어져 올해 10월에는 47.9%까지 추락했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28.2%)보다는 여전히 높아 선거를 치러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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