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일본 동부 해안에서 돌고래 150여 마리가 집단폐사한 채로 발견돼 대규모 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3일 일본 지방 해상보안본부 대원들이 이바라키현 가시마 부근 해안에서 엘렉트라 돌고래 세 마리를 구조하고 집단폐사한 대부분의 돌고래를 매장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돌고래떼의 폐사에 대해 2011년 유사 사건을 떠올린다며 당시 50마리의 엘렉트라 돌고래가 인근 해변에서 집단폐사한 지 6일 만에 규모 9의 대지진이 연안을 강타해 약 1만 8천 명이 숨지는 대규모 쓰나미를 유발했다고 전했다.
2011년 2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대형 지진이 나기 이틀 전 둥근머리돌고래 107마리가 집단폐사했고, 2004년 12월 고래 170여 마리가 호주·뉴질랜드 해변에 몰려온 뒤 인도양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과학자들은 돌고래와 고래는 지각판 움직임과 연계한 지구 전자기장의 ‘요동’에 민감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시로 도시아키 일본 국립원양수산연구소 고래자원팀장은 이런 가설이 돌고래가 해변으로 돌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면서 그 밖의 다른 이유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시로 팀장은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이런 가설을 실증할 확실한 증거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일본 동해안에서 돌고래 집단폐사 사례는 많아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돌고래들이 자연적으로 발생한 자기장에 동요하거나 범고래같은 다른 포식동물을 피해 해변으로 달아났을 가능성도 설명했다. 이밖에 돌고래들이 선박 소음을 피해 달아나거나 기생충에 감염돼 방향 감각을 잃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또 다른 지진이 임박한 게 아니냐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등장하는 등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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