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치적 결단 필요”도 강조
양국 “이견 상당히 좁혀…과제 여전”
쌀·자동차부품 관세 주요 쟁점
양국 “이견 상당히 좁혀…과제 여전”
쌀·자동차부품 관세 주요 쟁점
다음주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과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티피피·TPP) 합의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12개국이 추진 중인 자유무역협정인 티피피는 이 지역의 주요 국가 중 유독 중국을 빼놓고 있는 점이 특징이어서 중국을 겨냥한 전략적 목적을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핵심 내용이기도 하다.
아베 총리는 20일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는 동안 티피피 합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하지만 산을 오를 때 마지막이 가장 어려운 법이다”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일본과 미국의 합의가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더욱 많은 진전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는 양국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양국의 이번 티피티 협상이 타결되면 중국의 영향력 강화를 견제하는 미·일 양국 동맹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티피피는 미-일 동맹 강화와 함께 26일부터 시작되는 아베 총리 방미의 핵심 이슈다.
양국 대표단은 티피피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도쿄에서 20일 오전 9시30분부터 21일 새벽 3시까지 마라톤 협상을 했다. 양국 대표는 이번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는 데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산업상은 21일 “교섭은 최종 국면에 있으며 조기 타결을 향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주요 쟁점인 쌀과 자동차에 대해) 양국간 거리가 상당히 좁혀졌지만, 여전히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양국간 의견 차이가 상당히 좁혀졌다. 최종적인 해결에는 새로운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의 티피피 협상에서 난관은 쌀을 비롯한 농산물이었다. 미국은 쌀에 대한 무관세를 일본에 요구했으나, 일본이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일본을 방문했을 때도 노골적으로 미국산 농산물의 일본 시장 접근을 요구했지만, 일본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올 들어 미국이 일본에 쌀에 대한 관세를 어느정도 인정하겠다는 태도로 돌아서면서, 협상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미국의 양보에 대해 저관세가 적용되는 미국산 쌀 수입량을 연간 5만t 정도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20만t가량으로 맞서며 양국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철폐 시기도 쟁점이다. 일본은 즉시 철폐를 요구하고, 미국은 단계적 철폐로 맞서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임기 안에 티피피 협상 타결을 목표로 의욕적으로 타결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민주·공화 양당도 지난 16일 티피피 협상에서 행정부가 타결한 무역협정에 대해 의회는 내용을 수정할 수 없고 찬반 표결만 하는 무역협상촉진권한(TPA)을 행정부에 부여하기로 합의해, 오바마 정부의 협상 동력도 커졌다. 미국은 일본과 실무 협의를 계속하면서 23일에는 워싱턴 근교에서 티피피 협상 참가 12개국 수석 교섭관 회의를 열 계획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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