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투표법안 쟁점
내일부터 헌법특위서 국민투표법 논의
여당 “비판여론 뜰라” 언론규제안 논란
자민당 속도조절 속 “총리 신사참배 허용”
일본 중의원 헌법조사특별위원회가 6일부터 헌법 개정 절차를 담은 국민투표법 논의에 들어간다. 중의원 의석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 ‘공룡여당’은 개헌작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제1야당인 민주당의 요구를 되도록 수용한다는 방침이지만, 진통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쟁점=연립여당인 자민·공명당과 민주당은 각각 법안의 주요 내용을 공개한 상태다. 최대 쟁점은 언론보도 규제다. 여당은 언론의 비판적 보도로 인해 개헌반대 여론이 고조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규제 의사를 밝혔다. 여당 안에는 언론의 허위 보도와 신문·잡지의 불법이용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언론은 국민들이 헌법개정안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담당한다”며 언론보도의 자유를 강조한다.
투표권자의 나이와 관련해, 여당은 국정선거의 유권자인 20살 이상, 민주당은 원칙적으로 18살 이상을 주장하고 있다. 투표방식에선 여당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자민당이 일괄 투표를 주장한 반면, 공명당에선 조항별 투표 요구가 강하다. 두 당은 법안 발의 때 별도의 법률로 이를 정하기로 하고 일단 유보했다.
속도 늦추는 자민당=자민당은 애초 총선 승리의 기세를 몰아 국민투표법 제정을 강력히 밀어붙일 방침이었다. 그러나 공명당의 견제로 제동이 걸렸다. 상임위로 만들려던 헌법조사위가 특위로 바뀌었고, 이번 임시국회 법안 제출 방침도 내년 정기국회로 연기됐다. 자민당은 이번 국회에서 자유토론, 전문가 의견 수렴, 외국 국민투표제 조사 등을 중심으로 논의를 벌여나가기로 했다.
자민당은 언론의 비판도 많은 언론보도 규제를 포기하는 등 민주당과 합의를 우선시해 연말까지 단일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자민당에선 개헌의 준비단계에 지나지 않는 국민투표법 논의에서 민주당과 전면전을 벌여서는 안 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참의원에선 여당 의석이 3분의 2에 훨씬 못미쳐 민주당의 협력이 없으면 개헌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참의원에선 호헌세력이 여전히 강해 법안 심의 위원회도 설치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마에하라 대표 체제가 들어선 뒤 개헌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옛사회당 계열을 중심으로 반발이 적지 않다.
한편, 자민당은 다음달 내놓을 헌법개정 초안에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예상된다. 초안은 정교분리를 규정한 헌법 20조3항에 ‘사회적 의례의 범위에 있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문구를 넣어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예외로 한다는 것이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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