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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샤프 인수 공개뒤…폭스콘, 돌연 ‘계약 연기’

등록 2016-02-25 19:44수정 2016-02-25 22:19

샤프 600억엔 지원안 수용 발표뒤
폭스콘 “3500억엔 우발채무 발견”
WSJ “100개 사항 재검토…포기 아냐”

성사땐 일 대형가전 해외매각 첫 사례
샤프 주가 14% 폭락…한때 거래정지
대만 전자업체 폭스콘(훙하이)이 일본의 대표적 전자업체 샤프를 약 6600억엔(약 7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가 계약서 서명을 보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샤프는 25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폭스콘의 모기업인 훙하이그룹 인수 제안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인수 조건은 훙하이가 샤프가 추진하는 4890억엔 규모 증자에 참여해서 샤프 주식 66%를 매수하는 등 약 6600억엔을 샤프에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이날 샤프의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격이 폭락해 한때 거래 정지 조처가 내려졌으며 이후 14.4% 하락한 채 마감했다.

그러나 폭스콘은 이날 오후 늦게 샤프의 발표 이후에 아직 확정되지 않은 우발채무가 발견됐다면서 이 부분이 명확히 될 때까지 계약서 체결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이 우발채무는 현재 계류 중인 소송의 승소 여부에 따라 앞으로 추가적인 채무를 부담해야 할 수도 있는 비용이다. 이 금액은 약 3500억엔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 인수건의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폭스콘이 현재 100개의 아이템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그러나 폭스콘이 이 계약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양사가 이 우발채무건을 무난히 해결해 계약이 성사되면, 일본의 주요 전자 대기업이 해외 기업에 매각되는 최초의 사례로 기록된다. 샤프의 국외 매각 여부는 해외 기업의 일본 기업 인수를 촉진하려는 아베 신조 정부의 개방 정책과 맞물려 논란이 돼왔다. 일본에서는 전통적으로 기술 유출 우려 등 때문에 국내 대기업을 국외 기업에 파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샤프는 1912년 창업한 회사로 1915년에 금속제 필기구인 ‘에버 샤프펜슬’을 내놓아서 유명해졌다. 이 제품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회사명 샤프도 여기에서 나왔다. 1923년 간토 대지진 때 공장이 불타면서 본사를 도쿄에서 오사카로 옮기고 가전업체로 성장했다. 현재 필기구는 생산하지 않으며, 소니와 파나소닉 등과 함께 일본 8대 전자 대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샤프는 텔레비전 액정 패널 사업의 선두주자였지만 이후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같은 한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 경영이 악화됐다. 90여년 동안 사용하던 오사카 본사 빌딩까지 매각하면서 경영 개선을 꾀했지만,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순손실만도 1083억엔에 이를 만큼 경영 악화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폭스콘은 아이폰 부품 공급업체로 잘 알려진 회사이며 훙하이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다. 훙하이그룹은 자신의 브랜드를 단 제품은 생산하지 않으며 세계 최대의 위탁제조 생산업체다. 2014년 매출액이 약 4조410억대만달러(약 150조원)에 이른다.

샤프 경영진은 그동안 훙하이와 일본 민관 투자 펀드인 산업혁신기구 두 곳의 인수 제안을 놓고 저울질해왔다. 하지만 훙하이가 산업혁신기구 갑절이 넘는 지원을 해준다고 제안한데다가 샤프 사업 대부분을 유지한다고 하자 훙하이 쪽으로 기울었다.

훙하이가 높은 가격에 샤프 인수를 추진한 이유는 샤프의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 때문으로 보인다. 훙하이는 거대 기업이지만 하청업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샤프 인수로 고급 브랜드를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샤프의 앞선 디스플레이 기술을 이용해 삼성과 경쟁할 수 있는 점도 이유라고 신문은 전했다. 애플은 차세대 아이폰 화면으로 오엘이디(OLED) 디스플레이를 도입할 계획인데, 삼성디스플레이는 오엘이디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업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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