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원폭 아이의 상’ 모델인 사사키 사다코의 유족과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한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 손자가 함께 평화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아사히신문>은 29일 사다코의 오빠인 마사히로(74)와 마사히로의 둘째 아들 유지(45)가 트루먼 전 대통령의 손자인 대니얼과 함께 올해 안에 미국에 비영리법인(NPO)을 세워 평화를 호소하는 강연활동 등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사다코는 2살 때인 1945년 히로시마에서 원자폭탄에 피폭돼 그 후유증으로 백혈병을 앓다가 12살 때인 1955년 숨졌다. 투병 중 종이학 1000마리를 접으면 완쾌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약 종이로 학을 접다가 숨져 이후 종이학이 원자폭탄의 비인도성을 고발하는 상징으로 자리잡게 한 바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히로시마 방문 때 종이학 4마리를 접었다.
마사히로와 대니얼은 앞으로 일본 학생과 교육자를 미국에 초청해 미국 학생들과 토론을 하는 행사도 열 계획이다. 유지는 “오바마 대통령도 히로시마를 방문해 원폭의 비참함을 깨달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인도 진주만을 방문해야 한다. (일본이) 전쟁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것만을 이야기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두 가족은 대니얼이 사다코의 종이학 이야기를 알게 된 뒤, 2010년 미국 뉴욕에서 처음 만난 이후 “가족과 같은” 교류를 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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