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로 만들 예정인 나쓰메 소세키의 모습. <아사히 신문> 갈무리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마음> 같은 작품으로 유명한 일본 근대문학의 거장 나쓰메 소세키(1867∼1916년) 사망 100주년을 맞아 소세키를 닮은 안드로이드가 제작된다.
일본 도쿄에 있는 니쇼가쿠샤 대학은 전신인 한학 교육기관인 니쇼가쿠샤에서 공부한 적이 있던 소세키의 안드로이드를 제작한다고 7일 발표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전했다. 니쇼가쿠샤 대학은 일본 안드로이드 연구 권위자인 오사카대학의 이시구로 히로시 교수와 함께 소세키 안드로이드를 만들 예정이다. 니쇼가쿠샤가 만드는 소세키 안드로이드는 작품을 낭독하거나 간단한 회화를 하는 수준으로 계획되어 있으며, 인공지능(AI)은 아니다.
소세키 안드로이드를 만드는 데 가장 큰 난점은 소세케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나 목소리가 담긴 녹음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데 있다. 니쇼가쿠샤는 쪽은 소세키의 얼굴은 <아사히신문>이 보관하고 있는 ‘데스 마스크’(사람이 죽은 직후 얼굴을 본떠 만든 안면상)를 3차원 스캔해 만들기로 했다. 음성은 만화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소세키의 손자 후사노스케(66)의 목소리를 토대로 만들예정이다.
전체적인 형상은 옛 1000엔권(현재 모델은 세균학자인 노구치 히데요)에 인쇄되어있던 만년의 소세키 모습을 기본으로 할 계획이다. 앉아있는 모습으로 만들 예정인데 앉은 키 약 130㎝에 체중은 60㎏ 수준으로 만들며, 소세키 사망일인 12월 9일께 공개할 예정이다. 얼굴을 포함해 44곳에 공기압을 이용한 구동장치를 넣어서 인간과 가까운 움직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손목, 입, 목 등을 움직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스스로 이동하는 등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대학 쪽은 설명했다.
니쇼가쿠샤 대학은 완성된 안드로이드는 니쇼가쿠샤 대학이나 부속 중고등학교 수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나중에는 다른 학교 수업에도 파견할 예정이다.
소세키 안드로이드를 만드는 데 참여하는 이시구로 교수는 2006년에 자신을 모델로 한 원격조종 안드로이를 만들었고, 2012년에는 라쿠고(일본 전통 만담)를 하는 유명인의 안드로이드를 만든 적이 있다. 이시구로 교수는 <아사히 신문>에 안드로이드 기술은 문화를 후세에 전하는 디지털 아카이브의 일종이라고 밝혔다. 그는 “안드로이드는 그 사람의 존재감을 전하는데 최적의 미디어다”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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