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일본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이 청융화 주일 중국대사를 불러 중국 선박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해역 접근에 대해서 항의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 갈등 문제로 중국 대사를 불러 일부러 외교적 무례를 연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10일 <산케이신문>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청융화 주일 중국대사를 9일 오전 외무성으로 불러 중국 선박이 양국이 영유권 분쟁중인 센카쿠 열도에 접근하는 것에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외무성은 청 대사를 보도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8분간 기다리게 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기다리고 있던 청 대사에게 사과를 하지 않았다. 눈도 마주치지 않고, 자신을 보고 일어선 청 대사에게 앉을 것만을 권했다.
일본은 이전에는 외무성 차관이 중국 선박의 센카쿠 접근에 대해 항의했으나, 이번에는 기시다 외무상이 직접 나서서 항의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일부러 항의 차원에서 “외교적 무례”를 연출했다고 해석했다.
이 자리에서 기시다 외무상은 “일-중 관계를 에워싼 상황이 심각히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으나, 청 대사는 “(댜오위다오는) 중국 고유의 영토다. 중국 선박이 관련 해역에서 활동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뿐 아니라 9일 센카쿠 등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에 중국 선박이 접근하는 실태를 설명한 글과 사진을 누리집에 실었다. 이후 영어판도 실어 항의 차원을 높여가기로 했다.
하지만 일본의 항의에도 중국 선박의 센카쿠 접근은 계속되고 있다. 일본은 중국 어선이 조업을 명목으로 센카쿠 일대를 오가고 중국 해경 선박이 어선 보호 또는 단속을 이유로 함께 나타나는 것이 일상화되는 일을 경계하고 있지만, 강경 대응으로 인한 충돌도 피하고 싶어한다. <교도통신>은 9일에도 중국 선박 13척이 센카쿠 일대 해역에 접근했다고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