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종전기념일(패전일)인 1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니시무라 야스토시 총재특별보좌를 통해 야스쿠니신사에 공물료를 납부했다. 극우적인 성향으로 중국과 한국의 반발을 불렀던 이나다 도모미 신임 방위상은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지 않고 아프리카 지부티로 가서 일본 자위대를 방문했다.
일본 <지지 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태평양전쟁 에이(A)급 전범들이 합사되어 있는 야스쿠니신사에 2012년말 총리 취임 뒤 4년 연속 다마구시(나무 가지에 베 또는 종이 오리를 달아서 신전에 바치는 것) 비용을 납부했다. 중국과 한국의 반발을 고려한 조처다. 이날 아베 총리는 도쿄에 있는 치도리가부치 전몰자 묘역에서 헌화를 하고 이후 일본 정부 주최 전국전물자추도식에서 참석한다.
올해는 중국 정부가 직접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정부에 각료들이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중국 정부가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뒤 이에 대해 항의하는 일은 자주 있었지만 사전에 참배 자제를 요청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중국은 특히 이나다 신임 방위상에 대해서는 이름까지 직접 거론하며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나다 신임 방위상은 취임 뒤인 지난 4일 ‘100명 베기’(일본군 장교들이 중국 난징에서 누가 먼저 일본도로 중국인 100명의 목을 베느냐를 두고 경쟁한 것)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고 “(100명 베기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중국의 반발을 불렀다. 중국 정부는 다음날인 5일 이나다 방위상의 답변에 대해서 “강렬히 분개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나다의 방위상 취임 뒤부터 이나다 방위상에 대해서 “우익이며 군국주의 경향이 있다”고 경계했다.
이나다는 방위상이 되기 이전인 2006년부터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전통과 창조의 모임’ 회원들을 이끌고 해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했지만, 올해는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서인지 자위대 해외 파견지로 출장을 갔다. 이나다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도 “강제성이 없었다”고 말한 인물이다.
올해에도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여야 의원 수십명은 이날 오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각료 중에는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부장관이 이날 오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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